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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Sep 25. 2015

토마토 들어간 백파스타가 왜 없어! 말린 토마토 파스타

일주일에 한 번 그 남자의 주말농장 쿠킹 라이프 / 006






토마토 들어간 백파스타가 왜 없어! : 말린 토마토 알리오 올리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편을 보면 토마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토마토 없는 생활을 상상 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토마토 보관법으로 ‘홀 토마토’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더운 여름날 일을 마치고 들어온 주인공이 냉장고에서 홀 토마토를 꺼내서 한입 먹는 장면은, 가히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덕분에 수많은 집밥·요리쟁이들이 홀 토마토를 만들었고, 필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 아마 냉장고만 여유로웠으면 수십 통이라도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른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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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도 이렇게 서너통 만들어 두었다.  냉장고가 작아서 두 통은 선물로 주고 한 통은 벌써 먹었다. 한통 남았네 그랴.


그도 그럴 것이 홀 토마토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스파게티는 물론, 라자냐, 피자, 주스, 케첩, 샐러드, 동남아식 스프 나 서양식 스튜 등을 만들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재료이기도 하며, 심지어 어떤 분들은 고추장찌개나 된장찌개에도 홀 토마토를 넣어서 요리를 하는 분들도 있다. 필자도 직접 해 먹어봤는데, 살짝 독특하긴 했어도 나쁘지 않았고, 입맛이 붙으면 꽤나 자주 해 먹을 법도 한 맛이었다.         


그런데, 토마토를 보관하는 방법은 이렇게 ‘홀Whole’로 만드는 방법 밖에 없을까? 물론 케첩이나 스파게티소스, 쨈(토마토 쨈. 상당히 맛있다!) 등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토마토 홀을 이용한 2차 가공물임으로 패스를 하고 나면, 토마토 보관법은 냉동 밖에 없다.      


물론 토마토가 많이 나는 계절에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을 해서 냉동 해 놓으면(과연 당신의 냉동실 용량이 버텨 줄지는 의문이지만.) 한 겨울에도 믹서에 스윽 갈아주기만 해도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그걸로 끝이다. 더 이상 뭘 할 게 없다는 말이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토마토를 보관하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생각해 냈을 것이다.   



“토마토를 말려 보면 어떨까?”     



라고 말이다.


얼핏 토마토처럼 수분이 90%나 들어가 있는 과일을 말린다니, 좀 어이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어쨌든 말리면 말려지는 것은 사실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서양에서는 말린 토마토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자연스럽게 식탁에 올라오고 있었다.      


심지어 토마토는 말리면 맛도 한결 좋아진다. 토마토를 말리면 왠지 케첩 맛이 날 것 같지만, 상큼함이 그대로 농축이 그대로 농축된 말린 토마토는 마치 건 베리류를 먹는 듯한 식감과 맛이 난다. 그걸 그대로 간식처럼 먹어도 좋고, 요리에 이용해도 좋은 재료가 된다.      


일전에 올린 ‘시금치보다 쎈 녀석이 있다니! : 참비름 커리’편에서도 이 말린 토마토가 들어갔다. 말린 토마토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요리를 하면 그 요리가 토마토 범벅이 되는 것을 막아 준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토마토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니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토마토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금치보다 쎈 녀석이 있다니! : 참비름 커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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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90%나 되는 수분이 날아가면서 부피가 확 줄어들어 가계의 냉장고 사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보관하기 쉽단 이야기다.) 영양소도 급격하게 좋아진다고 한다. 일례로 말린 토마토가 다시 수분을 만나면(요리 시 물을 흡수하면) 항암효과가 매우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말린 토마토의
항암효과 검색




주말농장에는 매년 토마토를 심지만 항상 100% 모두 수확해 본 적이 없다. 많이 수확을 하면 80%정도? 그것도 가끔이고 60%나 제대로 수확하면 다행이다. 왜 그러냐고? 1주일에 한번 찾는 주말농장은 한여름이면 2~3일이 멀다하고 토마토가 완숙이 된다. 그렇게 며칠 또 지나면 과육이 터지거나 낙과하게 되어 버리는 게 많고, 비라도 좀 많이 올라치면 토마토가 바로 썩어 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그게 너무 아까워서 필자는 주중에 들어가 완숙된 토마토를 따오거나 하는데, 그럼 또 보관이 문제이니, 아무래도 가장 합리적인 보관법인 말린 토마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여름 시즌에는 1주에 이렇게 두통씩 수확해 온다. 세 가정이 나눠서 가져 오니 수확량이 어마어마하다. 단, 단점은 보시는 바와 같이 터진 토마토가 많다는 것이다.


자. 그래서 토마토를 말렸다. 그냥 보관을 해도 좋지만, 파스타를 워낙 좋아하는 필자는 파스타에 특화된 보관법을 소개 해 볼까 한다. 이태리에서는 ‘태양에 말린 토마토’를 ‘뽀모도로 델 솔 Pomodoro del sol’이라고 부른다. 이' 뽀모도로 델 솔'을 맛있게 보관하는 방법은 바로 올리브 오일에 절여 놓는 것이다. 특히 완전건조가 아니라 반 건조를 하게 되면 잘못보관하게 되면 바로 썩어 버리기 때문에, 반 건조의 경우에는 올리브유로 절이는 과정이 필수에 가깝다.        



그럼 일단, 토마토 절임 법을 알아보자.






말린 토마토
<뽀모도로 델 솔 Pomodoro del sol>



*주 재료 :

  토마토 & 방울토마토   /  올리브오일 / 소금 약간





흑토마토는 물론 노랑, 대추, 파랑 토마토 어느것이나 가능하다.


1. 토마토를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다. 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어떤 거라도 좋다.              






2. 일반토마토는 1/6정도로 잘라주고, 방울토마토는 세로로 칼집을 깁게 내어 준다. 완전히 반으로 갈라도 되지만, 모양이 예뻐서 사진처럼 완전히 자르지는 않았다.            







3. ‘뽀모도로 델 솔 Pomodoro del sol’은 ‘태양에 말린 토마토’란 뜻이다. 그런데 이 바쁠 때 언제 태양에 말리고 앉아 있냐? 여름이면 파리며 날벌레들이 꼬이기 딱 좋다. 건조기나 오븐을 이용하면 빠르고 위생적이라서 좋다.      


Tip : 기계를 이용해서 적당히 수분이 빠지면 햇빛이 좋을 때 일광욕을 시켜 주면서 마무리 하듯 말리면 더 좋다. 기계가 없으면 벌레가 꼬이지 않게 망이 있는 채반에 올려서 말린다. 날이 흐릴 때는 절대 말리지 않아야 한다.         







4. 넉넉하게 하루 정도, 온도 60도로 말려서 수분을 1차 제거하고, 낮 시간에 햇볕이 잘 드는 테라스에서 이틀 정도 더 말렸다. 덕분에 아주 잘 말랐다.      







5. 깨끗하게 열탕 소독한 병에 로즈마리를 몇 개 넣었다.   


Tip: 이때 마늘이나, 페페론치노(이태리 마른 고추-베트남고추도 가능) 허브 등은 기호에 맞게 추가 가능하다.





자. 지금부터는 연출샷이다. 위에 저렇게 바질이 올라와 있으면 안된다.


6. 말린 토마토를 병에 우겨넣고, 중간 중간 허브(와 소금-레시피 7번 참조)도 넣고, 바질로 마무리를 했다.






그렇다. 이것도 연출샷이다. 소금은 토마토를 넣으면서 켜켜이 뿌린다.


7. 소금은 1작은 술 들어간다. 중간중간 넣어줘야 한다.       





이쯤되면 무슨 말을 할지 알겠지? 모르겠다고? -_-; 그럼 아래 Tip을 보도록 하자.


8. 올리브오일을 가득 채우면 된다.     


* 보관 Tip : 보관은 반드시 실온에 해야 하는데, 한 두 번사용 후에는 냉장 보관한다. 어떤 분들은 실온 보관하면 곰팡이가 핀다고 하는데, 이건 병에 채운 올리브유 위로 토마토나 허브들이 올라와서 그렇다.







9. 이 사진은 샘플 샷이다. 보관을 위해서는 올리브오일 위로 아무것도 나와서는 안 된다. 곰팡이가 필 수 있다.      

그럼 냉장 보관을 하면 안 되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일단 냉장고 용량 문제는 차치하고, 토마토 오일 절임을 냉장 보관하게 되면 말린 토마토가 오일에 잘 절여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올리브오일은 냉장 보관만 해도 결정이 생겨 버린다.(엄밀히 말하면 얼어버린 느낌이 난다.) 때문에 냉장 보관한 말린 토마토 올리브 절임을 조리 할 때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 사용 할 수 없다. 실온에서 장시간 올리브오일 결정이 녹길 기다리거나 임의로 열을 가해 주어야 한다. 귀찮다. 그냥 오일을 잘 넣어서 실온 보관하는 것이 제일 좋다.    






음화화. 연출샷이니깐 생로즈마리 되시겠다.


10. 혹시 말린 토마토가 남으면 말린 허브와 함께 지퍼백 또는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된다.     




자. 그렇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오일에 절인 말린 토마토를 가장 좋게 사용 하는 방법은 바로 파스타다! 그것도 백파스타에 사용 하면 매우 아름다운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 백파스타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알리오 올리오(마늘 오일 파스타)나 봉골레 파스타(조개 파스타)가 제격이다. 이 두 파스타는 생 토마토나 홀 토마토를 넣을 수 없다. 왜냐하면 생 토마토나 홀 토마토를 넣어버리면 바로 으깨져서 백파스타가 아니라 일반 토마토 파스타처럼 붉게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거의 모든 알리오 올리오나 봉골레에는 생 토마토나 홀 토마토가 들어가지 않는다.     


자, 지루한 설명은 여기가지 하고, 그럼 두 번째 레시피. 말린 토마토를 넣은 알리오 올리오의 레시피를 보도록 하자.





말린 토마토를 넣은
알리오 올리오




*주 재료 :

   스파게티 면 1인분 / 마늘 4쪽 / 오일 절임 말린 토마토 4쪽 / 오일절임 오일 5큰 소금 후추 /

   페페론치노 1개 또는 청양고추 슬라이스 반개 / 파마산 치즈 약간






1. 잘 절여진 말린 토마토를 분량대로 꺼낸다. 이때 함께 넣어준 페페론치노나 허브를 조리시 함께 사용한다.      

Tip : 스파게티 면은 미리 삶아 놓아야 하는데, 삶는 시간은 스파게티 봉투에 쓰여 진 대로 삶는다. 후에 한번 볶아주어야 함으로 너무 오래 삶지는 않는다.      






마늘을 넣었을 때 '치이익~' 하면서 바로 볶을 수 있을 정도가 좋다. 연기까지 나면 너무 온도가 높은 상태다


2. 팬에 오일 절임에 넣은 오일을 5큰 정도 두르고 중불로 팬을 달구면서 코팅한 뒤, 저민 마늘, 말린 토마토 절임, 절인 허브를 넣고 잘 볶는다.     






토마토를 절여 놓았더니 오일 색깔이  약간 노랗게 변했다.


3. 중간에 절인 허브 류가 타서 검게 변하기 시작하면 꺼내서 버리고, 페페론치노 또는 슬라이스한 청양 고추를 넣어준다.     







4. 마늘이 노릇하게 익으면 바로 삶은 면을 넣어주고 나무젓가락으로 재빠르게 저어주어야지 팬에 들러붙지 않는다. 이때 소금과 후추간을 하고, 오일이 모자라면 조금 더 넣어주어 약 1분 정도 볶으면 완성이다.          





솔직히 말하고자 한다. ㅋ 사진 찍느라고 말린 토마토를 살짝 태웠다. 음화화황ㄹ나ㅓ로너 ㅠㅠ







태워먹은 말린 토마토. 아놔. 사진 찍느라 그랬을 뿐.




말린 토마토를 넣은 알리오 올리오 완성. 마지막에 파마산 치즈는 올려도 그만 안올려도 그만~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파스타다. 간단하지만, 향이 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아······.

이번 주는 갑자기 밀려 온 업무와, 할아버지 산소 벌초, 디톡스로 인한 얼굴 뒤집어짐, 다이어트, 급성 두통 등으로 인하여, 화요일 리스팅을 하지 못했다. 겁나겁나 미안하고, 죄송스럽지만 어쩌겠는가. 내 건강이 우선인걸. ㅋ 여튼, 만회하는 의미로 이번 주 토요일에 추석 특집을 올려 볼까 한다. 주제는 송이 되시겠다. 아 내 사랑 송이~               




그럼 이 번에는 토요일에 만나자~  





아. 그리고.

매거진을 하나 더 발행합니다.

The 남자의 주발밥상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주말농장에 넘쳐나는 허브를 이용한 레시피 매거진이 될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연재를 할 예정이고, 요일은 아직 미정입니다.

매거진 타이틀은 <내맘대로 허브요리>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      


<내맘대로 허브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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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연재는 다음주 화요일에 찾아 옵니다.

주중에는 중간중간 사진 위주로 주말농장 소개가 올라옵니다.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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