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사진 : 한 장의 사진으로 들려주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 / 008
세월의 오후
20년 지기 친구와의 여름휴가 중
어느 세월들의 오후를 보았다.
강물은 세월들이 보기에
이전의 모습과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생각해보면,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도
강물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세월들도 한 평생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고
또 흘러가서 조용한 역사가 쓰여 질 것이다.
나도, 지기도 다시 20년 뒤,
조용한 역사가 되어
함께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
심사위원 : 박찬민
<세월의 오후>를 오늘의 포토로 선정합니다
작열하는 태양을 뒤로하고 서서히 식어가는 오후에 뜨거웠던 자신들의 젊은 날을 저 편으로 떠나 보내고 회상하듯 세 분의 어르신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고, 나머지 두 분은 그것을 같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손이 향한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제목처럼 ‘세월’을 뒤돌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각자의 세월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한 자리에서 함께 뒤돌아 보는 지나간 세월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강줄기들은 여러 갈래로 흐르지만 마침내 바다에서 만나게 되듯 친구란 결국 언젠가는 한 방향을 함께 바라보게 되는 사람들 인 것 같습니다.
여유롭게 흘러가는 강물과 세 분의 뒤 모습을 어루만지어 주려는 듯 부드럽게 드리워진 나뭇잎의 푸름이 잘 어우러져 사진의 분위기를 더욱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주인공들로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촬영 된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보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심심한 듯한 사진이었지만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기게 만드는 좋은 사진입니다.
※ Original Print 및 Estate print 출력품 소장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adbada@daum.net 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