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BADA Aug 06. 2015

청개구리의 눈물

소설사진 : 한 장의 사진으로 들려주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 / 002


청개구리의 눈물



비가 온다.     


어머니의 무덤이 그대로 있을까 걱정하는 청개구리가     


청년이 되었다.               





뼈가 굵고 머리가 커졌다.     


땅 한 뼘 없는 청개구리는 고향을 떠나      


몸을 써 일을 해도 삶은 고되고 쉬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힘든 삶은 청개구리의 살을 잔 근육으로 만들었고     


슬픈 두 눈은 부리부리하게 만들었으며     


쉼 없이 울어대던 입은      


굳게 앙다물어졌다.                





삶에 대한 회의와 외로움이      


순간순간 청개구리를 유혹해 왔지만     


그 모든 어려움과 좌절도 청개구리의 희망을 꺾지는 못했다.             



청개구리의 눈물 ㅣ 2010, 미발표 ㅣ F5.6, S 1/60, ISO 800ㅣ 프린트 사이즈 미지정 ㅣ Original Print 1/? ㅣ Estate Print ∞

  



생선을 나르는 삶도     


찬바람 맞으며 달리는 일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고     


한 푼 두 푼 모아 내 차도 사고      


작지만 비천한 몸 뉘일 작은 집도 마련하기 위한     


꿈을 거의 이루어낼 즈음.                    





비가 온다.                    






고향은 지금     


맴맴맴 울어대는 청량한 매미소리에      


과수원 원두막 위 참외며 수박이며      


통통하게 살 오른      


찐 햇감자위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과     


밤마다 한 뼘씩은 자라는 벼를 품은 논 사이로, 덥지만      


가을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연주하듯 지나가면     


황금물결 일렁이는 내일의 꿈이      


고향에는      


조각되어지고 있겠지.           




    


청개구리는 흐뭇하게 상상한다.          


그러다     


문득,      


시냇가의 어머니가 생각난다.     


비가,      


많이는 오지나 않을 런지,     


모래가,      


쓸려 내려가 어머니가 있는 곳을 알 수나 없지 않을 는지.     


왜 그렇게,      


자신은 청개구리였는지,          





깊은 후회와 그리움에 엄마 얼굴 떠오르면      


몸서리치게 슬프고 가슴 서늘하게 외로워진다.         



       


그럴 때면       


삶의 목표도 나쁜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던 희망도     


모두      


없다.                     





그저 어서 빨리 이 비가 그치고      


쨍쨍한 햇볕이 비춰야 할 뿐이다.           



              


이런 날은     


꼭 두꺼비를 만나      


술 한 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ㅡ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때. 그 어릴 적 그 시절 그 곳으로.     








※ Original Print 및 Estate print 출력품 소장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adbada@daum.net 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이전 12화 세월의 오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