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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Oct 28. 2015

만능 오일 비슷한 걸로 만든  엔초비 고추절임 볶음밥

일주일에 한 번 그 남자의 주말농장 쿠킹 라이프 / 009






만능 오일 비슷한 뭐 그런 걸로 만든 : 엔초비 고추절임 볶음밥





지난 일요일

허브요리 매거진에 올렸던 <엔초비 고추절임> 혹시 기억이 날까? 안 나는 분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링크 걸어본다. 필자는 친절하니깐 말이다.     



내맘대로 허브요리
엔초비 고추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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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참,

카메라도 없고 답답한 날들이다. 주말농장은 점점 늦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빨리 저렴한 렌즈를 하나 마련해서 고물 카메라에라도 물려야지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럴 땐 좀 독특한 음식이 사람의 기분을 나아지게 해 주는 법!

하여, 이번 주 주말요리는 엔초비 고추절임 볶음밥을 해 먹어보자!     


사실, 처음 제목을 ‘엔초비 고추절임 빠에야’라고 했다. 헌데 이상하게 빠에야 보다는 볶음밥으로 하고 싶은 강렬한 마음이 들었다. 뭐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 조리법은 볶음밥 보다는 빠에야에 가깝다. ㅋ      


사실 빠에야는 어렵다. 한국에선 스페인 특유의 쌀도 없을뿐더러, ‘뭐, 집에 샤프란 한 팩 정돈 있잖아유~’라고 자신 있게 물어 볼 수 없는 이유도 있겠다. 사실이 그런 것이, 허브 및 향신료에 대한 글을 쓰는 필자의 집에도 샤프란은 없다. - 아. ‘빨래엔 샤프란~♪’이라는 섬유 유연제가 있긴 하지만 그걸 요리에 넣을 수는 없으니······.     


헌데 왜 샤프란이 중요하나고? 필자가 아는 스페인 유학을 다녀온 몇 명에게 한국 스타일로 빠에야를 해줘 본 적이 있는데, 이 녀석들 전부 ‘이건 빠에야가 아냐!’라고 하면서 맛있게 먹는 이상한 경험을 몇 번 했기 때문이다. 이유인 즉슨, 냄비가 빠에야가 아니란 이유와 -빠에야란 뜻이 양쪽으로 잡는 팬을 의미한다나? - 샤프란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필자는 ‘아~ 그래. 그럼 그냥 볶음밥이라고 하자.’라고 하고 넘어갔다. 그렇다. 빠에야라는 음식은 샤프란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국내에서 샤프란 값이 어마어마하다. 예전엔, 동일 무게 대비 황금보다 비쌌다. 요즘은 금값이 너무 올라서······. 여튼 대충 보니깐, 0.1g에 3,000원 정도 한다. ㅋㅋㅋ 뭐, 구해서 넣으려면 넣을 수 있겠지만, 굳이 레시피에 샤프란까지 구해서 넣으라고 강요는 못하니깐 말이다.      



그래서 볶음밥이다.



각설하고,

엔초비 고추절임 오일로 돌아와서, 이 오일은 일단 절임이지만 절임으로서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는 거의 없고 - 보통 절임은 절여진 피 재료를 섭취한다. 깻잎절임은 깻잎을 먹고 고추 간장 절임은 절여진 고추를 먹는다. 헌데 이 엔초피 고추절임도 절여진 고추도 먹지만 재료들과 함께 숙성 된 오일이 활용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숙성이란 표현이 더 좋을 것 같다.     


결론은 숙성된 오일로 할 수 있는 요리에는 어디에든 어울린다. 홍고추 특유의 향과 엔초비의 향이 느끼한 음식재료인 오일을 꽤나 상큼하게 변화 시켜 놓는다. 실재로 톡 쏘는 신맛이 나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리고 고추는 이미 삭아서 과육은 전부 흐물흐물하고 외피만 사용이 가능하다. 뭐, 식감 같은 것은 포기 할 수밖에 없고, 다만 색감을 내는데 이용이 가능한 정도? 예를 들면 오일 파스타의 경우 파스타의 베이지색(흰색이라 해두자)의 전체적인 톤에서 파슬리의 초록색과 홍고추의 강렬한 붉은 색은 매우 조화를 이룬다. 말린 페페론치노의 색감과는 확실히 다르다.        


자. 이제 쓸데없는 소리들은 제끼고 엔초비 고추절임 볶음밥을 만들어볼까?      





엔초비 고추절임 볶음밥
2인분




*주 재 료 :

   쌀 종이컵 1컵 반 / 오징어 또는 문어 100g(적당량) / 어패류 어른 공깃밥 하나정도(홍합, 백합 모시조개 등)      / 중 새우는 웬만하면 넣자 8~10마리 / 양송이버섯 2개 / 굵게 다진 양파 반개 / 다진고추 1큰 / 소금 후추


*허     브 :

   어울리는 허브는 애플민트 / 로즈마리


*향 신 료 :

   넛맥 또는 큐민 약간      





1. 쌀은 30분 이상 불려 놓고, 요리를 시작할 때 쯤 (재료손질 할 때) 거름망에 부어 물기를 제거해 둔다.     


Tip : 빠에야는 볶는다기 보다는 냄비 밥처럼 찌는 것이기 때문에 쌀을 미리 불려 놓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2. 어패류는 모양을 낼 홍합 몇 개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살만 골라 놓는 것이 나중에 먹기 편하다.   




3. 제대로 숙성이 된 엔초비 고추절임은 뚜겅을 열면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온다. 그리고 톡 쏘는 특유의 향이 난다.      


Tip : 냉장 보관하고 있던 엔초비 고추절임은 사용 전 30분에 실온에 놓아둔다. 쌀 불릴 때 꺼내 놓으면 좋을 듯.      



4. 해산물에 엔초비 고추절임 오일을 2큰 정도 올리고, 약간의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둔다.       




5. 불린 쌀에 홍고추 1~2개정도를 넣고 끝을 잡은 뒤 젓가락으로 고추 속의 내용물을 쭉~ 짜듯이 뽑아낸다. 엔초비 뿐만 아니라 삭은 홍고추의 과육도 함께 나온다. 그리고 고추오일과 과육으로 밥을 한번 코팅해 둔다.  





6. 속 내용물을 짜낸 홍고추는 가위로 적당히 난도질을 해 놓고, 양파는 큼직하게 다지고, 양송이는 모양 좋게 썬다.     




7. 레시피 2번에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두 컵 정도(400ml) 부어둔다.     




8. 팬에 엔초비 고추절임 오일을 적당히 두르고, 다진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난도질 해 놓은 홍고추, 양파, 양송이, 향신료를 넣고 호로록~ 타지 않을 정도만 볶는다.     




9. 타지 말라고 불을 약불로 내리고, 오일에 버무려 놓았던 쌀과 엔초비를 넣고 불을 센불로 올려 한 1분정도 잘 볶는다. 쌀알이 살짝 투명해지면 팬에 골고루 편 뒤,     




10. 레시피 7의 해산물에 부어둔 물을 붓고, 해산물도 가지런히 올려서 배치한다. 허브는 나중에 건져내기 쉽게 줄기까지 말린 것을 사용했다.      


Tip : 생허브는 다져서 넣는데, 양을 줄인다. 필자는 건져 낼 것이라서 좀 많이 넣었다.     




11. 센불로 물이 끓을 때까지만 두고, 이후 뚜껑을 닫고 약불로 5~10분정도 익힌다. 물기가 싹 사라지면, 누룽지를 만들지 말지는 전적으로 요리하는 사람의 의사에 따라 시간을 조절하면 된다.          




12. 짠~ 완성. 큐민이나 넛맥이 없으면 뭐 좀 식상하지만 카레가루도 괜찮은 대안이다.                         





사진 보니 밥먹고 싶다.




그럼 다음주 화요일에 만날까? ㅠ  





아. 그리고.

매거진을 하나 더 발행합니다.

The 남자의 주발밥상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주말농장에 넘쳐나는 허브를 이용한 레시피 매거진이 될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연재를 할 예정이고, 요일은 아직 미정입니다.

매거진 타이틀은 <내맘대로 허브요리>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      


<내맘대로 허브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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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연재는 화요일에 찾아 옵니다.

주중에는 중간중간 사진 위주로 주말농장 소개가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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