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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Aug 08. 2017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합시다 - 2

회차 / 006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합시다 - 2



거의 모든 사진이 아이뻐6+ 로 찍었다. 지난 번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합시다 - 1'편은 아이뻐4로 찍은 사진들이라, 화질이 구지...... 뭐, 이번 편은 지난번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막 사진이 이쁜 건 또 아니......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합시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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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혼밥옵서예~



원래부터 혼자 밥을 먹는 걸 좋아했다.


음. 사실대로 말하면 어릴 때는 밥이란 걸 왜 먹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 밥을 먹을 시간 대신 많은 것을 할 수 있었고 - 예를 들면 TV 만화영화 라던지 - 입에 맞지 않은 매운 반찬들을 패스하고 나면 남는 건 한두 가지 입에 침이 고이지 않는 반찬들이 전부였다. 당연히 맨밥을 꾸역꾸역 먹다가 혼나기 일쑤였고,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먹지 못한다는 것은 언제나 고역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혼자 식사를 하면 마음이 편했고,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피자나 군것질 등을 자주 했다. 그러면 불편한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니깐 말이다.     


아. 당연히 저런 편식은 중학교 때 까지 이야기다.      


지금은 아예 열두 종류 김치도 직접 담가먹고, 매운 걸 사랑하며, 잡곡밥만큼 맛있는 곡물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만, 어릴 때 형성된 ‘혼밥 최고’란 마음가짐은 꾸준히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학원-독서실을 경유하는 사이클로 인해 점심과 저녁은 친구들과 먹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아예 식사는 간단히 하고 다른 일들을 열심히 했다.      


뭐, 대게 그렇겠지만,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빵 쪼가리나 하나 입에 물면 다행이고, 점심은 대충 햄버거나, 김밥 등으로 때우고, 저녁은 술자리의 안주가 식사인 나날들이었지 않나······? 아닌가? 나만 그랬나? ㅎ     


그러다, 어쩌다보니 어린나이에 고시원에서 혼자 살 기회가 있었다. 아무리 혼자서 대충 먹는 식사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몇 달은 좀 심했던 기억이다. 당시에는 밥도 할 줄 몰랐고, 기껏 라면이나 끓여 먹을 줄 알았던 참 예쁘장한(응????) 시절이었다.     


다행히 고시원에서 밥은 무한 제공이었다. 하지만 반찬은 없었다. 그렇다고 사서 먹자니, 이게 또 돈이 이만저만 드는 일이 아니었다.      


뭐. 방법이 없었다고 할까?      


그때부터 내 손으로 음식이란 걸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요리에 눈을 떴고, 이런저런 공부도 하면서 살았다.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밥을 먹는 것이 즐거웠고, 밥이 없어도 한끼 식사가 가능한 음식들을 참 열심히도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 지금 나는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맛있게.     

     

'카페에서 몰래 식샤를 합시다. 1편'은 그래도 알바들과 함께 하는 식샤였다면, 이번 편은 근 1년간 카페에서 오직 ‘나만의, 나만에 의한 나만을 위한’ 식샤라고 보면 된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참 나도 어렵게 산다는 생각을 했다. ㅋㅋㅋㅋㅋ


그럼 이 포스팅을 읽는 당신들도, 함 같이 어려워져 보자!               

            



쌈장 빼고, 현미랑 김 빼면 모두 직접 기른 채로 만든 반찬이다.


요즘은 보통 이런 식으로 카페에서 한 끼 정도를 먹고, 다른 한 끼는 면 종류를 자주 해서 먹는다. 건강한 식단임은 분명하다. 심지어 내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하지만, 하루 한 끼 이상, 이런 식단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해서 이런 식단을 제외한, 카페에서 먹는 또 다른 한 끼를 소개해 본다.        

  

일단 나의 부식은 면이다. 한때는 주식이 면이었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아. 물론 여전히 좋아하지만, 밀가루를 먹지 말라는 피부과 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즘은 건강상 최대한 자제 하고 있다. 그래서 1일 1면 정도? ㅎ     






카페 뒤에 작은 화단이 있다. 나는 여기에 허브를 키우고 있는데. 카페 주방 뒤로 통하는 문을 열면 바로여서, 보통 라면은 여기서 서서 먹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소탁을 놓기도 했는데, 요즘은 이것도 뺐다 넣었다 하기 매우 귀찮아서 그냥 서서 먹기로 했다. 라면은 서서 먹건 앉아서 먹건, 언제나 맛있는 건 변함 없으니깐.         






면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다양한 면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참 좋다.

개인적으로 면은 (겨울에도) 시원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최대한 냄새를 죽이고, 시원하게 한그릇 빨리, 후르륵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여름에는 냉라면을 매우 좋아하는데, 컵라면으로 만들면 불을 쓰지 않아도 되서 자주 해 먹는다.


아, 그리고, 위의 면들은 모두 설명하자니, 키보드 두드리는 손가락에 쥐도 날 것 같고, 스크롤의 압박도 무시 하지 못할 것 같아서 걍 패스한다.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로!


여름 라면, 냉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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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필자가 자주 먹는 것은 바로 분식이다. 


뭐, 만들어 먹으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놈의 냄새 때문에, 되도록이면 포장을 해와서 손님이 없을 때 후딱 먹고는 공기청정기를 최대로 가동한다. 


그럼에도 8평 작은 카페엔 이 떡볶이 냄새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자주는 먹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이나 먹을까?


얼마 전엔 퇴근 후 너무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유일하게 연 분식집이 지하철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데 거기까지 걸어가서 굳이 사 먹고 온적이 있다. 나름 오밤 중에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 걸어가긴 했는데, 가서 2인분에 어묵 서너개 쯤 먹고나서 버스타고 와서, 모든 게 다 허사로 돌아간 기억이 있다.






 



어느 날은 친척께서 어머니와 점심을 드시고, 내가 생각 난다며 쭈꾸미 볶음을 포장해 오셨다. 이런게 제일 난감한데, 카페에선 포장을 뜯기도 전에 냄새가 폭팔한다. 그 불 맛 나는 쭈꾸기 볶음의 향은 진짜...... 어후...... 


난처해하면서도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라, 그냥 넘어 갈 수 없어서 일단 뒷 화단에 포장째 던져 두고, 소면을 삶았다. ㅋㅋㅋ 아무렴 쭈꾸미 볶음엔 소면을 말아서 비비적비비적 해서 먹어야 꿀맛이이기에. ㅋㅋㅋ


손님이 없을 때 저렇게 사진을 찍고, 다시 뒷 화단으로 나가서 또 허겁지겁 먹은 기억이 난다. 아마, 올 봄이었나? 그랬을 거다.


그리고 저 짜장 라면은 카페 마감을 끝내고, 만들었다. 손님이 계시면 밤 11시까지 운영을 하고 있어서 마감즈음에는 가게를 연 중국집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가끔 마감 이후에 카페 문을 닫고 짜장라면을 만들어 흡입하는데, 마침 집에서 만든 김치만두가 있어서 같이 먹었더니, 이게 또 별미 였다. 짜장라면에는 달걀 후라이 말고, 김치만두! 꼭 기억하자!







 


짜장면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소울푸드다. 


근처에 나름 괜찮은 짜장면 집이 있어서 늦게 출근하는 토요일은 가끔 이 집을 먼저 들려서 간짜장을 먹고 오기도 한다. 이 날은 일단 카페부터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진하게 한 잔 말아서 한모금도 마시지 않고, 중국집까지 와서는 짜장면을 허겁지겁 먹은 뒤 그 자리에서 딱 세모금 만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쪽 빨았다.


감히 말하는데.


중국집과 카페는 영혼의 메이트라 생각된다. 


 





최근에는 풀*원에서 나온 100% 메밀로 만든 냉면에 꽂혀 있다. 냉면을 사랑하지만, 매일 먹을 수 없는 안타까운 운명을 타고 난 (피부과 쌤이 먹지 말래서.....) 나로서는 밀가루 1도 안들어간 순 메밀면은 가히 나를 위해 풀*원에서 만들어 준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ㅋ


그리고 가격도 마음에 들어서 카페 냉장도 1/4이 이 냉면을 보관하는데 쓰고 있다. ㅠ 가뜩이나 냉장고 용량 모자르는데, 나의 이 면사랑은 영업을 방해 할 정도여서 문제라면 문제다. 







자. 그렇다고 내가 카페에서 면만 만들어 먹는 것은 아니다. 일단 요리 다운 요리도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냄새다. 카페에서 나도 이상하지 않는 냄새가 나는 음식은 그냥 대 놓고 만든다.


특히, 우리 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서, 직접 로스팅한 햄을 넣은 수제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이때 들어가는 햄은 진짜 너무 맛있는 것 같다. (그래서 파는 것 보다 내가 먹는 게 더 많아서 - 여름엔 오븐 돌리기 너무 덥기도 하고 - 요즘은 하고 있지는 않다.)







위의 햄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영화 쉐프에서 주인공이 푸드트럭에서 만들어 파는 바로 그 쿠바노스다. 하루 10개 한정으로 팔았는데, 손이 너무 가서 커피가 밀리기 일쑤였고, 그러다보니, 점점 메뉴에서 사라지거나, 주문을 하면 없다고 하고는 손님이 없을 때 내가 만들어 먹는 경우가 더 많.......... -_-;;








내가 면 다음으로 좋아하는게 고기인데, 카페에서 고기를 구울수 없으니, 햄을 만들어서 먹는 걸 좋아한다. 돼지 앞다리 1만원 어치만 사면 한 일주일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게 식사 대용으로 좋고, 술안주로도 좋아서..... 많이 만들면 안돼.... ㅠ 술을 너무 마시게 된달까?









예를 들면 이렇게 말이다. 쿠바소스에 하루 동안 절여서 로스트포크 형식으로 만든 햄에다가 다시 쿠바소스를 듬뿍 얹저 자몽맥주와 먹으면 아주 꿀맛이다. 이맛에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카페를 열었을 때(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냈고, 주류판매 허가증도 있다.) 밤에 손님들이 커피 말고 맥주를 마셔서 조금 소란스러웠던 적이 있다. 그래서 저렴한 맥주를 빼고, 칵테일만 파는 중인데, 여름이면 이 자몽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다시 맥주를 팔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뭐, 나 혼자 마실거면, 그냥 마트에서 패트 맥주 사다가 만들어 마시면 되긴 하지만, 판매 용으로 할 거면 다시 주류업체에 납품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짝으로 들어오는 거라, 지금 카페 상황에서 보관이 또 마뜩치 않아서 문제가 좀 있다.








주지육림까지는 아니더라도 면식은 물론 술과 안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날들에, 날로 늘어가는 뱃살을 타계해 보고자 작년에 유행했던 지방 다이어트를 한적이 있었다. 


일단 술은 확 줄였고, 면과 밥은 아예 끊고, 지방과 야채만 먹었던 적이 있다. 헌데 그게 하루이틀, 그래 뭐, 한 삼사일은 괜찮은데, 그 이후로는 매우 고역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맛이라도 챙겨 보자고, 좋아하는 코을슬로를 만들었다. 그냥 야채만 먹기 보다는 훨씬 입에 들어가는 게 편하다고나 할까?


특히 마요네즈는 단백질과 지방 덩어리니깐, 아주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만간 실패했다.
하하하하하.....









가끔 친구들이 놀러 올 때가 있다. 당연하게도 친구들이 온다해도 냄새나는 음식은 절대 안 된다. 단, 쉬는 날이거나, 늦게까지 있을 거라면 예외가 적용되곤 한다.


휴일에 놀러 온 친구가 있으면, 거의 시켜 먹는 편이다. 근처 중국집이나, 치킨 피자 등이 주 메뉴인데, 요렇게 카페에서 음식을 주문해 놓고, 맥주 등을 사서 친구랑 노닥거리면, 마치 카페를 전세 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간혹 곤란한 경우도 있는데, 단골들이 들어오셔서 커피를 주문하는 경우이다. 그럴때면 진짜 한달에 40번쯤 오시는 (매일 오시는데, 점심에 오셨다가 저녁에 산책 나와서 한 번 더 오시는 초 단골 손님들이 계심.) 단골만 주문을 받는다. 


또는 저녁 9시쯤 오는 친구들은 저녁을 먹지 않았다면 간단하게 식사를 만들어 주곤 한다. 딱히 뭘 구입하지는 않고, 그냥 카페에 있는 재료로 일품요리를 만드는데, 그럼 이때부터는 마감이다 생각하고 머신 청소랑 카페 정리를 동시에 진행하곤 한다. 


그렇게 지난 겨울에 만든 돼지고기 버섯 덮밥은 참 맛있었던 것 같다.








한 여름(딱 지금)만 제외하고는 그릭요거트를 만들어서 팔고 있다. 그릭요거트는 저렇게 떴을 때 무너지지 않는 상태에서 다시 한번 유청을 제거해 줘서, 매우 쫀쫀하고 단단하다. 그래서 한끼 식사로도 그만이다. 


간혹 만들어 두었던 그릭요거트가 다 나가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는데, 이때 폐기 방법은, 필자가 먹어 치우는 것이다. ㅎㅎㅎ


나름 나쁘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그릭요거트는 만들어 두고 팔리지 않으면 조금 신경이 쓰인다. 






 

어느 날은 냉동실에 만들어 두었던 생햄이 한 500g쯤 있는 것을 발견했가. 그냥 먹기엔 너무 오래 된 것 같아서 스튜를 만들기로 했다. 


생햄은 해동시켜서 잘라보니, 그냥 먹어도 될 정도였지만, 이왕 스튜를 만들기로 한 거, 열심히 만들었다. 토마토소스를 넣고, 갖은 야채와 버섯을 함게 넣어 만들었는데, 겨울이어서 뜨끈한 게, 이게 또 술 한 잔 부르는 맛이다. 아마 간신히 참았던 것 같기고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ㅎ







  

가끔은 쉬는 날 혼자 카페에 나오기도 한다. 보통은 쉬는 날에 나오면 장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완전히 혼자 쉬러 나오는 날은 장사를 아예 하지 않는다. 문은 닫아 걸고, 불은 최소한으로 켜 놓는다.


그리고, 필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다 놓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낸다. 한달에 한 번쯤 이런 시간을 같는데, 혼자 운영하는 카페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 자신이 카페에 함몰되는 것을 느끼며 힘들어 하는 경우들이 많다. 


나 또한 그런데, 남의 일을 할 때면 아무리 힘들어도 일정한 패턴으로 쉬는 날이 있지만, 내 사업을 하는 (그것도 혼자서) 사람은 그렇지 못하고,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매우 힘이 들게 마련이다. 또는 그러인해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정확한 휴식이 생명인데,
나는 차라리 아예 카페와 친해지기로 했다. 



휴식을 챙기면서도 이 카페가 나에게 돈벌이 공간이자 일만 하는 곳이 아닌, 나에게도 휴식 같은 존재가 되려면 나도 이 카페에서 온전히 쉬는 법을 배워나가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쯤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과 술을 들고, 하루를 온전히 카페에서 쉬어가고 있다.




자. 지금까지, 내가 카페에서 어떻게 먹고 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물론 이것저것 다 귀찮고, 입맛 없으면

이렇게 얼음 물에 밥을 물 말아 먹는 것이 최고긴 하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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