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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an 12. 2023

각자의 끓는점

국민학.. 아니 초등학교 때 과학시간에 배웠지만 물에는 끓는점이 존재한다.


끓는점이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져 끓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한다. 

외부 압력이나 물질의 조성에 변화가 있으면 온도도 따라서 변하게 되고.


끓는점은 물질의 종류마다 다르다고 한다.

물은 100도, 에탄올은 78도, 메탄올은 65도.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때에 끓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바꿔 말해 기다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이 자신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서서히 끓기 시작하여 무려 100도에 도달해야만 자신의 성질을 바꿀 수 있듯 우리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변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물과 같이 100도까지의 과정을 견디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모습은 어떤지 돌아보자.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긴커녕,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마다 그만둬 버리고 포기해 버리기 부지기수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노력하다 포기하는 그 시점의 온도는 몇 도였을까?' 하는 생각.

우리가 애써 노력한 것들이 몇 도에서 그만두어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가 노력하는 그 시점의 온도가 누군가는 30도도 안될 수 있지만 누군가는 80도, 90도...

극단적으로는 99도였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99도를 노력하여 단 1도만 남겨둔 시점에서의 포기라니.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미국 골드러시 때 청년 R. U 다비는 삼촌과 함께 콜로라도에서 금광을 찾는 일을 했다. 초기에는 제법 재미를 봤었는데 점점 그 성과가 줄어들었다. 아무리 파도 금이 나오질 않았으니까. 더 이상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다비는 금을 파던 채굴장비를 헐값에 팔아넘기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장비를 구입한 고물상이 기술자를 고용하여 금광을 답사한 결과 다비가 포기한 금광의 바로 1미터 밑에 금맥이 있는 걸 발견했다. 고물상은 수백만 달러를 손에 넣었고 다비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무슨 생각이 드는가?


우리의 노력이, 우리의 실천이, 우리의 지속하는 것들이 다비와 꼭 같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비처럼 우리의 노력이 금맥을 바로 앞에 두고 멈추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의 끓는점은 모두 다르다. 물이 다르고, 에탄올이 다르고, 메탄올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남들이 끓는점에 올랐다고 해서 덩달아 나까지 끓는점에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각자의 끓는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때에 우리가 바라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우리느 그저 끓는점이 다를 뿐이니. 


'나'라는 사람은 고유하지 않은가. 누가 나와 같단 말인가. 


지금 끓지 않는다 하여 포기하거나 속상해하거나 실망하지 말자.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지속하다 보면 우리는 반드시 끓어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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