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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May 18. 2023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3)

패션에 무지한 나란 놈

옷 잘 입으시나요?


저는 패션에 무지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저의 패션 무지병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요. 


예전 일이긴 하지만 군대를 전역했을 때 일입니다.

하루는 동생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오빠, 이제 나이도 있는데 캐릭터 티셔츠는 그만 좀 입지?"라고. 


저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 말을 곱씹었어요. 한 번도 이상하다 생각지 못했던 캐릭터 티셔츠 였는데 동생이 보기엔 안 어울렸나 봐요. 그 당시 서로의 일상에 간섭을 안 하는 전형적인 '한국 남매' 였음에도 이런 지적을 했다는 건 상당히 안 어울렸나 봅니다.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은 건 180이 훌쩍 넘는 큰 덩치의 남자가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만 찾아 입고 다녔으니 심하게는 꼴 보기 싫었겠단 생각이 드네요. 

시간도 제법 흐르고, 결혼도 하면서 왠지 모르게 요즘 들어 패션에 부쩍 관심이 생겼어요. 남들에게 옷 잘 입는단 소리를 듣고 싶다기보단 최소한 옷을 못 입는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곳저곳을 다닐 때면 사람들이 입는 옷을 자주 보곤 합니다. 


그런데 다들 왜 이리 옷을 잘 입으시는 건가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어요. 


'패션에 정답이 있었던가요?' 


옷을 잘 입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중엔 개성이 팡팡 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중적인, 그러니까 똑같아 보이는 패션들도 제법 많더라고요. 겨울만 되면 검은색 롱패딩을 입는 것처럼요. 이렇게 보자면 '패션'이라는 것은 '나'를 나타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 같아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거나 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가 뭐라 말하기 전에 옷을 입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걸 보면 말에요. 반대로 튀고 싶지 않은, 그러니까 대중적 패션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성격은 무난하거나 조용한 걸 보면 패션은 곧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아 보여요. 


오늘은 걸으며 이렇게 저에게 물었어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께 묻고 싶어요. 


"삶에 정답이 있었던가요?

삶에 정답은 없어요. 그런데 왜 우리는 삶에 정답이 있는 것 마냥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남들이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 살아간다고 남처럼 되던가요? 혹시 잘못된 오답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느끼며 자신의 삶을 자책하거나 부정하는 분들이 계신가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삶에는 정답이 없을뿐더러 남들처럼 살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한 삶이 아니니까요. 


정답이 없는 것을 인정해요, 우리. 그리고 각자의 개성, 그러니까 나의 모습을 찾아보도록 해요. 

옷을 잘 입기 위해서는 많은 옷을 입어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무슨 옷이 나한테 잘 어울리는지, 어떤 컬러가 나에게 잘 맞는지. 그러기 위해선 결국 많은 옷을 입어봐야 하죠. 


저는 잘 살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도 '도전'과 '실패'를 반복 중이에요. 마치 옷을 많이 입어봐야 옷을 잘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하다 보면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옷을 잘 입지 못해도 잘 입기 위해 '도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요. 제가 용기 있게 저를 나타내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는 것도 있어요.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잖아요. 자신감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오늘도 저는 '자신감' 있는 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저는 패션 무지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저만의 패션으로 당당하게 입고 거리를 활보할 날이 올까요? 

오늘은 걷다 보니 패션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그래도 언젠간 자신감 있게 거리를 활보하며 인증숏을 올려볼 그날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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