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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May 23. 2023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5)

퇴사를 꿈꾸는 당신께

퇴사.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이라면 가슴 한켠에 늘 품고 있는게 있다죠. 

바로 사직서. 퇴사는 사직서를 제출하면 누릴 수 있는 직장인들만의 특권(?) 일테죠.


당연하겠지만 회사를 다니는 이상 '퇴사'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밖에 없어요.


"나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두려고."


"언제 퇴사하실거에요?"


"저 이번달까지만 일하고 퇴사해요."


일이 힘들거나 사람이 힘들거나, 그 외에 다양한 이유들로 직장인들은 퇴사를 선택하기에 퇴사는 부정적인 느낌이 들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퇴사라는 단어가 꼭 부정적인 상황에만 나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성공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퇴사'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옵니다. 회사를 다니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극단적으로 말을 하는 책들도 있고요. 물론 직장인들의 월급(특히 대기업이 아닌 이상에야)으로는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란 우리의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바로 퇴사 = 성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건데요. 과연 그럴까요?


성공이 어디 쉽답니까?

이러나 저러나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때려치면 없던 돈이 생길까요?


저의 회사 생활 역시 스트레스의 연속 입니다. 하루에도 퇴사에 대한 욕구가 몇 번이고 끓어오르죠. 이러던 차에 자기계발서나 경제, 경영서를 읽을 때면 툭 하고 나오는 '퇴사'의 생각이 머릿속을 마구 헤집을 때도 많아요. 우리의 인생이 늘 그렇듯 회사 생활은 우리의, '나'의 생각과 많이 다르잖아요. 그렇다고 수없이 읽었던 책 내용처럼 사직서를 제출하고 확 그만둬버리기라도 한다면... 당장 내일을 살 수 있을까요?

오늘도 저는 매월 고정 지출을 갚는 회사의 노예처럼 살고 있네요. 






오늘은 특별히 연차를 냈습니다. 

무작정 걸으러 나왔습니다. 

불쑥 불쑥 올라오는 퇴사에 대해 여유를 좀 찾으려고요. 

당장의 어떠한 계획도 없이 무책임한 퇴사를 하지 않기 위한 개인적인 시스템이랄까요?

혹은 반대로 '퇴사를 하기 위한 기가막힌 명분이 생기진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은 되더군요. 


혹시 알아요? 미래에 출간될 저의 책 일부를 채울 에피소드가 생길지?



걷다보니 생각보다 감정이 정리가 되면서 기분 좋음을 느꼈어요.

아쉽게도(?) 당장 퇴사를 할 명분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작가님들을 뛰어넘을 하루의 에피소드를 얻진 못했지만 '오늘도 걸었구나'라는 성취가 생겼네요. 그러다보니 '오늘도 무언갈 해냈구나'라는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갑니다. 


지극히 평범함을 바탕으로 한 일상의 소소함으로 하루 하루를 채워 가다보면 그것이 쌓이고 또 쌓여 언젠가 저를 나타낼 '특별한 사건'이 생겨나진 않을까요? 그 '특별한 사건'이 또 쌓인다면 그것은 저를 '퇴사'하게 만들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미래에 막연한 '던짐' 같은 퇴사가 아니라 조금은 보일듯한 나의 미래에 대한 '도전'을 위해 저는 오늘도 빠르진 않지만 저만의 속도로 걷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퇴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걸으며 드는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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