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와서 느낀 '대학'에 대한 생각들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금까지 300일 넘게 열심히 달려와 가장 지친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저 역시 수능 보기 한 달 전부터가 가장 힘이 들고 지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힘든 레이스를 계속해나가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무언가가 필요할 텐데, 여러분 모두 각자의 원동력을 찾아 힘을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공부를 꼭 해야만 한다는 동기’인 것이죠.
대부분은 ‘내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다.’라는 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어요. 하지만 제 동생의 경우 일반적인 동기부여들(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장에 취직한다 등)이 전혀 통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하고 싶은 전공도, 가고 싶은 대학도, 꿈도 정하지 못한 채 마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나 대학에 가고 싶어 졌어.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계기는 흔히들 말하는 좋은 대학의 타이틀도, 좋은 직장을 잡고 싶어서도 아니었어요. 저에게 평소에 들어왔던 대학 이야기들과 우연히 저의 대학 동기들과 선배들을 만났던 날의 경험이 더해져,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실질적인 대학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적어 보려고 해요.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도, 정확한 정보도 없던 채로 대학에 간 첫날,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대학에 가고, 캠퍼스를 즐긴다고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것 두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하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선배로, 동기로 저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인연을 쌓는 것은 꽤나 어렵고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하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경험이었어요. 정말 마음이 맞고 잘 통하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답니다. 저도 대학에 와서 제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실 뉴스에서 꽤 자주 볼 수 있었던 대학 내의 군기 사례들을 보며 선배들, 동기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며 대학에 갔습니다. 하지만 처음 저희 과 사람들과 만났던 입학식 날, 대화를 시작하고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전혀 제가 생각했던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대학에 와서 사귄 친구들은 다 커서 만났기 때문에 각자의 이익을 따져서 순수한 친구 관계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저 또한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럴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지금 대학 동기들과 종강을 하고 파티룸을 빌려 놀기도 하고,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 전주와 부산국제영화제와 가기도 하며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또, 고등학교 친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답니다. 대학에 와서 만난 친한 친구들은 웬만한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훨씬 친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대학 생활을 하며 직접 경험해야만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에요. 바로 전공 공부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교 1학년은 1년 차이이지만, 공부하는 내용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답니다. 전공 공부가 어려울 것이라는 건 많이 전해 듣기도 했고, 여러 매체들을 보며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배워보니 그 모두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어려웠어요.
특히 저는 수학을 가장 못했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설 기관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었던 고등학교까지의 과목들과 달리,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을 공부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답니다.
어떤 전공이든지 그 분야의 심층적인 부분들을 배우기 때문에, 같은 전공이 아니라면 서로 엄청난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어려운 공부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원하는 학과가 아니거나, 원하는 학과에 왔더라도 실제로 배워보면 내가 생각했던 전공이 아닌 경우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과목이나 과가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와 비슷한 계열이라면 대부분 잘 적응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제 전공인 통계학의 경우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이라면 대부분 전공 공부에 잘 적응할 수 있답니다.
대학교에 와서 대학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근거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적어놓았듯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어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사람들과,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전공, 이때에만 누릴 수 있는 수많은 혜택과 경험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 학문을 깊이 배우면서 함께하는 친구들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들과, 나보다 앞서 이 길을 경험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들, 그리고 기간에 상관없이 마음껏 떠날 수 있는 여행은 대학에 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자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이 대학 생활 동안 최대한 많은 일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과, 기회가 없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학을 감으로써 얻을 수 있는 그 후의 경험들을 얻고 싶다면 대학 진학이 큰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나아가고 싶은 분야의 이야기들을 찾아보며 여러분의 꿈에 조금 더 동기를 부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꿈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와 함께 원하는 미래를 그려가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수능이 끝난 후 행복할 그 날을 꿈꾸며 힘내세요!!! 제가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