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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캠퍼스 칼럼멘토단
by 애드캠퍼스 Nov 14. 2017

사적인 SNS?

“얘들아, 이것 봐. 나는 얘가 프로필 사진을 바꿨을 때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달았는데, 얘는 내가 프로필 사진을 바꿨는데 아무 반응이 없는 거 있지?”


대박, 걔 뭐야? 왜 그래?

SNS를 하는 사람이라면 위의 대화처럼 메시지를 ‘읽씹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을 하지 않는 것)’ 하거나, 댓글과 ‘좋아요’ 누르기를 하지 않는 행동에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현실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직접적인 싸움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이런 행동들을 ‘인터넷상의 행동’이라고 하며 현실과 완전히 별개의 일로 구분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SNS를 하는 시대가 된 요즘, 사소해 보이는 SNS상에서의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만큼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SNS가 현실 세계와 얼마나 동등한 가치를 가졌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타임라인에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을 쓰거나,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욕을 하며 말싸움을 한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SNS인데, 내 맘대로 말도 못 해? 난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과연, 이것은 옳은 주장일까? 나는 얼마 전, 이 질문에 답이 될 만 한 흥미로운 일을 겪었다.




대학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아, 한 동기와 수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나는 대화를 시도했던 것인데, 그 동기는 내 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버럭 화부터 냈다. 그 당시 나는 기분이 많이 상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일이 방금 일어났고 매우 화가 난다고 하소연을 했다.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기분이 조금 누그러진 나는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려 하였다. 그런데 그 날 밤, 내가 전화를 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침착하고 들어봐, 지금 네 얘기가 SNS에서 난리가 났어.

나는 평소에 SNS에 무언가를 게재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친구는 몇 번이고 화내지 말라고 당부하더니, 몇 장의 사진들을 보내주었다.


그 사진은 나와 말다툼을 했던 동기가 SNS에 게재한 나에 대한 모욕적인 욕설들을 캡쳐한 화면이었다. 그 동기는 소위 말하는 ‘SNS 스타’였고, 나는 얼굴도 모르는 4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었다.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나고, 불쾌해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이야기를 나에게 처음 전해준 친구는 당장 법적인 절차를 밟아 정식으로 처벌을 받게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선 이 동기가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한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할 것 같았다. 만약 순간적으로 욱하는 마음에 이런 글을 쓴 것이라면 용서하고 넘어갈 생각이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동기에게 연락했다. 이러이러한 것들을 보았는데, 굉장히 불쾌하고, 사과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나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것이었다.     


내 사적인 공간인 SNS에 쓴 글을 본 너의 행동은 너무 무례해. 난 지금 너무 불쾌한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너무 당황스러웠다. 대체 누가 가해자란 말인가. 나는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공개적인 장소에 글을 올렸으니 내가 볼 수 있는 게 당연하다고 차분히 설명하고, 사과해 줬으면 한다고 다시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동기는 적반하장으로 계속 화를 내는 것도 모자라, 나와 한 대화 내용을 내 이름과 얼굴이 드러나게 캡쳐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다시 올려 내 개인정보까지 유출되게 하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나는 도저히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고소장을 접수하기로 했다.


당시 직접 작성했던 고소장


사이버 모욕죄의 성립 요건은 특정성, 모욕성, 공연성 세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것이다. 그 동기가 게재하였던 글들은 명백히 내 이름과 얼굴이 드러나 나를 모욕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특정성), 나를 향한 욕설이 있었으며 (모욕성), 공개적인 SNS에 그 내용을 게재한 것이었다(공연성). 그렇게 그 사건은 사이버 모욕죄로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정식 사건으로 접수되었다.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궁금한 독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는 나의 사적인 일이므로 이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위에서 언급했던 SNS에 악의적인 글들을 올리는 사람들과 나의 욕을 게재한 동기가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했던 공통된 주장은, 자신이 글을 게재한 곳이 ‘나의 SNS’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글을 쓰든지 간에, 이곳은 자신만의 공간이기에 표현의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나의 SNS”라는 말에는 이미 그 자체에 모순이 숨어있다.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s / Sites>의 약자로,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칭하는, 타인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어있는 플랫폼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게재하는 글들에 따로 공개 설정을 ‘나만 보기’로 설정해놓지 않은 이상, 그 글들은 일기장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대자보가 되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전시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가 될 것이나 모든 사람이 보기에 해로운 것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것을 게재하는 데 있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고, 그것을 게재했을 때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양날의 검이다. 멀리 있는 친구들과 소통 할 수도 있고, 여러 정보를 편리하게 원하는 것만 얻을 수 있다는 큰 장점들이 있지만, 그 편리함으로 인해 자신이 가져야 하는 책임 의식을 잊고 쉽게 실수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는 SNS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든 세상을 살고 있으며, 앞으로 SNS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SNS에서의 행동은 실생활에서의 행동과 같다는 것을 잊지 말고, 현명한 SNS 이용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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