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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Apr 02. 2018

1학년 과대표, 왜 어려운 걸까?


 대학과 관련된 잘 알려진 쿨팁이 있습니다. ‘과CC 하지마라’, ‘술자리에서 주량 조절 잘해라’, ‘남는 건 동기다’ 그리고 ‘1학년 과대표 하지마라’. 각각 나름에 이유가 있겠지만 왜 다들 입을 모아 1학년 과대표를 하지 마라고 하는 것일까요? 오늘 저의 칼럼에서는 4년간 과대표를 도맡아 하고 있는 제 친구의 인터를 싣고자 합니다.



Q. 처음에 과대표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A. 음.. 원래는 학생회를 하고 싶었는데 학생회에서 떨어졌어요. 뭔가 해보고 싶은데 총학생회나 단과대학 학생회는 부담스럽고, 그러다가 선배들이 과대표 한 번 맡아볼 생각 있냐고 제안해 주셨던 게 처음 계기가 되었어요.


=> OT에 참여함으로써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 새내기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학생회’입니다. 학생회는 신입생들을 먼저 만날 엄청난 기회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많은 신입생을 한마음 한뜻으로 인솔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학생회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동경심이 생기게 되죠. 그러나 학과 학생회에서는 사실 새내기를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일단 학교의 분위기나 상황들을 잘 모를뿐더러 운영을 꾸려 나가는 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기 초에 대다수의 신입생이 학생회를 지원하지만 대부분이 불합격 통보를 받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대표이죠.


Q. 일단 과대표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현실적으로 말한다면… 과대 장학금? (웃음)


=> 과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학생회 구성원들과는 다르게 별개의 학교 장학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과대표의 장학금 액수는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한 학기마다 장학금을 줍니다. 적게는 30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7~80만원을 주는 학교도 있습니다. (각 대학 홈페이지 장학 카테고리 참고) 학과 및 동기들을 위해 대표하여 일하면서 돈도 받고! 참고로 과대표 장학금은 등록금 중복 수혜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의 장학금이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이 생활비 목적으로 사용해도 됩니다.



Q. 과대표는 어떤 일을 주로 하나요?

A. 학기 초에는 예정된 행사가 많기 때문에 참여 인원을 조사하여 명단을 제출하거나 회비를 걷고 자필 명부를 작성하는 일이 많아요. 또 책을 공동구매 하는 일도 있고… 굉장히 광범위한 일을 맡고 있습니다.


=> 학교 마다 과대표가 할 일이 다르지만 현재 2학년 과대표를 맡은 제가 오늘까지 과대표로써 했던 일들을 나열해보자면 수강 신청 기간 및 수강 정정 기간 공지, 복학생 및 전과생 명단 수납, 과잠바 및 실험복 수요조사, 개강파티 인원 조사 및 자필 명부 작성, MT 참가인원 조사, 책 공동구매 수요조사, 견학 인원 조사 및 버스 전세 + 도시락업체 + 가예산안작성 등 이 모든 것이 개강한 지 3주동안 제가 맡았던 일이고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카카오톡 채팅방의 기능과 네이버 오피스 폼, 구글 설문지 등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여 일을 진행할 수 있지만 대다수 인원들이 공지를 꼼꼼히 읽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이 번거로워집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학생회 측에서 조사해달라는 공지를 전달했을 뿐인데 막막한 질문들과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과대표에게 쏟아내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3월 한 달 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눈 떠보니 4월이 되어있는 엄청난 상황을 마주하게 되지요. 또한, 과대표는 총대의원회(학교 감사 기구)의 소속이기 때문에 학칙에서는 과대표의 일을 학생회가 도와주거나, 학생회의 일을 과대표가 도와주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과대표는 학과 학생회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목적성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처음에 시행착오가 많았을 텐데요.

A. 대단했어요. 그냥 뭔가 맡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렸던 건데 욕심만 있고 아무것도 몰랐어요. 일을 잘 못 한다고 학생회에선 학생회대로 불만을 표하고 동기애들은 답답하다고 투덜대다 보니 가운데에서 기가 많이 죽었었죠. 마음은 잘하고 싶은데 경험이 없다 보니까 서툴잖아요. 하지만 그런 건 어떻게 보면 변명이죠. 힘들었지만 혼나고 욕도 먹으면서 하나하나 배웠던 것 같아요.


=> 대다수의 1학년 과대표 친구들의 가장 큰 고충이죠. 경험이 없는 것은 누구나 똑같고 배워 나가는 과정인데 돈이 오고 가고 일도 일인지라 이해해주는 경우가 참 드뭅니다. 학교생활도 선배들도 하다못해 동기들 이름도 잘 모르는 학기 초부터 해야 하는 일이 산더미이기 때문에 어느 쪽도 못 잡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속세와 멀어지려고 하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시간 지나고 보면 좋은 점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장학금도 장학금이지만 과대표를 맡게 되면서 교수님들께서 절 가장 먼저 기억해주시고 선배들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일은 많이 힘들었지만 3년 내내, 그리고 올해까지 계속 과대표를 맡으면서 요령도 생겼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어요. 나중에 후배 과대표 친구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상태가 되다 보니까 뿌듯함도 생기고요. 다만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아무거나 해도 상관없으니까~ 이런 마음으로 과대표를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과에서 원하는 과대표의 이미지나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교수님께서 원하는 점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보고 스스로 잘 해낼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과대표는 말 그대로 학년의 대표 격이 되는 사람이라 성적이나 평소 학습 태도, 학과 내 이미지 이런 것도 중요해요. 성실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요즘에는 n수생 분들도 많으시기 때문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하면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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