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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Oct 04. 2018

대학에서 도전하기: 글을 쓰면서

“대학까지 가서 왜 신문사에 들어갔냐”

“너 빨리 3학기만 하고 나와라”


   “대학까지 가서 왜 신문사에 들어갔냐”. “대학에서는 노는 거야.” 신문사 동아리에 지원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듣는 소리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고 생활기록부와 스펙을 위해 학술 동아리를 했으니 대학에서는 조금 더 재미있고 새로운 활동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신문사 동아리가 딱딱하고 학술적이며 일만 하는 동아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학내 신문사 활동에는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장점들이 없었다면 오랜 전통을 지닌 이 동아리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사 동아리에 대한 편견과 달리 친목을 다지기 정말 좋은 환경이다. 학과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학우들과 만나지만 학우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동아리나 학회에 가입해서 친목을 다진다.  신문사에서는 친해지려는 노력 없이도 활동을 하면서 모두와 친해질 수 있다.  동아리 내에서 물론 엠티와 회식이 있으나 동아리의 본질적인 활동, 즉 기사 쓰는 과정에서 정말 동아리원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 긴 기사들을 3, 4명과 같이 쓰고 다른 기자들이 쓴 기사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동아리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또한, 동아리실을 공유하며 학교 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것 외에 기사를 쓰기 위해 여러가지 사회 이슈들을 자유롭게 다룬다. 기사의 논조를 정하기 위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사 내용이나 주장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동아리원들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대화 소재를 다루며 서로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된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주어진 자유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이다. 많은 대학생들은 여유로운 시간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 방황하다 주변에 열심히 사는 친구들을 보면 불안해한다. 고등학교 때처럼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리며 공부하고 스펙 쌓지 않는다. 노는 것도 매일 하면 신체적으로, 재정적으로 힘들다. 신문사 동아리에서 활동하면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취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기사를 쓰고 동아리원들과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다. 기성 언론 기사들과 SNS를 꾸준히 보고 이슈들에 대해 동아리원들과 대화하면서 기사 내용을 구성한다. 분석형 기사나 찬반이 나뉘는 소재를 다룰 때는 이론적 근거들과 이전 사회 현상들을 찾아보며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 문헌 연구로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은 신문사의 이름으로 직접 취재를 통해 알아본다. 예를 들어서 필자는 박원순 시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시장님의 옥탑방 생활에 대해 더 알아보았다. 신문에는 인터뷰 내용 외에 이에 대한 기자의 평가도 쓸 수 있다. 글을 쓰고 다른 기자들과 글의 내용과 구성을 검토해보면서 자신의 글쓰기 실력은 물론,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논리도 발전시킬 수 있다. 고등학교 때처럼 매일 같은 스케쥴을 반복하는 바쁜 생활이 아닌, 하루하루가 새롭고 알차다는 것이 신문사 동아리의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신문사 동아리만큼 도전과 실패의 연습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살면서 우리는 매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오피니언 글이나 논조가 강하게 드러나는 글을 쓰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취하게 할 수 있다. 기자들은 자신의 논리를 정리하고 글로 전개하면서 세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도전과 연습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자유가 있듯이 글을 읽고 비판과 비난할 자유도 있다. 비판과 비난을 받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고치거나 논리를 강화하거나 비판을 수용해서 완전 다른 관점을 취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많은 도전과 고뇌가 필요하다. 신문사 동아리만큼 이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대학생으로서 실수를 할 수 있다. 동아리원들이 이를 지적해주며 기사가 신문지에 실리기 전에 수정할 수 있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비판은 동아리원들과 같이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 나가서 실수하면 동아리같은 필터와 보호막이 없다. 도전과 실패는 대학생의 특권이다. 이 특권을 최대로 누릴 수 있는 활동은 신문사 동아리이다.

  신문사가 다른 동아리들에 비해 동아리원들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은 맞다. 월간지든 주간지든 매일 글을 쓰고 취재하느라 바쁘다. 시험 기간과 무관하게 기자는 달려야 한다. 마감 기간이 다가오면 공강 시간과 수면 시간을 활용해서 기사를 완성해야 한다. 피드백 이후 또 글을 수정해야 한다. 자신의 글이 독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어떻게 전달될지 항상 생각하며 기사를 써야 한다. 기사 출판 이후 독자들의 반응에 대응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활동을 하면 분명 더 성숙해진, 책임감을 갖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언론 쪽의 진로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럼 왜 신문사에 들어갔어?” 부모님도 하시는 질문이다. 필자는 해외에서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국문으로 글을 쓰는 것이 불편했다. 불편함을 넘어서 글은 두려움이고 콤플렉스였다. 글의 형식은 중요하지 않았다. 편지 쓰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집필을 회피했다. 타인이 필자가 쓴 글을 읽는 것이 무서워서 고등학교때까지 최대한 글 쓰기를 피해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방법은 글을 통해서다. 그래서 필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은 필수적 능력이다. 필자에게 신문사 동아리는 개인의 콤플렉스 극복을 위한 도전이었다. 1학기를 지나 2학기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 신문사 동아리는 동아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소중한 공간이다. 


  대학생이 되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새로운 재능이나 지식을 얻어가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의미 있는 활동을 위한 조건에 하나 더 추가하면 ‘도전’이다. ‘도전’이라는 단어에는 능동성이 내재돼 있다. 그리고 진정한 능동성은 대상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취했을 때 발휘될 수 있다. 대학 진학, 취업, 그것을 위해 한 활동을 다 도전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 활동들은 모두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문화적·사회적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문화적·사회적 억압에서 자유로울 때, 인간의 쾌락주의적 성향에서 벗어났을 때, 순수한 개인만의 동기로 한 선택이 진정한 ‘도전’이다. 그리고 ‘도전’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가 대학생일 때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꼭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실패로 성찰을 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필자가 동아리로 글쓰기 콤플렉스를 극복한 것처럼 무대공포증이 있으면 무대를 준비해보고 연설하는 것이 두려우면 발표 동아리에 가입해보며 ‘도전’을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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