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드캠퍼스 Nov 01. 2017

서울 이방인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시나요? 수도권인가요? 비수도권인가요?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시나요? 수도권인가요? 비수도권인가요?      


저는 지금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을 동경하는 부산의 한 여고생이었습니다. 2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서울에서의 삶에 대해 여러 가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생활해 보니 제 기대와는 다른 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나름 크고 발달한 도시라고 생각했던 부산에서의 삶과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기대했던 삶과 다른 점,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느낀 점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서울에서의 삶에 대해 했던 첫 번째 기대는 같이 서울로 대학을 가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자주 만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다짐했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 진학 후에는 서로 만나는 일이 매우 드물었습니다. 심지어 같이 서울로 대학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졸업 이후 처음 만나게 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서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느라 따로 만나기 위한 시간을 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두 번째로 기대한 것은 SNS에서 나온 서울의 명소들과 연극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대학교 첫 개강을 하기 전까지 SNS와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서울에서의 첫 1년 동안 찾아본 것들을 다 이루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이 목표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명소들을 가기에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의 거리가 꽤 멀어서 오가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연극도 티켓 값, 오가는 교통비 등의 한계에 가로막혀 2년 동안 2번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같은 조건에서도 충분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시간과 비용 모두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두 번째 기대도 좌절되었습니다.  





세 번째 기대는 대학가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신촌, 홍대, 건대, 대학로와 같은 대학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고, 부산에서도 부산대, 경성대, 부경대와 같은 대학가에 가서 주로 놀다 보니, 서울에 있는 대학교들의 대학가들은 모두 잘 돼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제가 다니는 학교의 주변을 봤을 때, 실망이 매우 컸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매번 동기들과 약속을 잡을 때는 모두 “이 동네만 아니면 돼!!” 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두 학교 주변의 환경에 적응해서 학교 주변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터득해서 작은 동네에서 행복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네 번째 기대는 서울은 구석구석 모두 번화한 도시일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높은 건물들이 있는 번화한 곳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은 제가 다니는 대학교 주변과 버스를 타고 차창 너머를 보면서 마음속에서 정리했습니다. 서울에서도 중심 번화가에 고층 빌딩이 많고 그 중심지가 다른 도시들보다 많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처음 서울에 와서 기존에 서울에 대해 가졌던 환상과 기대들을 정리했습니다. 그 후에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지내면서 느끼게 된 점들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느낀 점은 역시 사투리에 대한 것입니다.

부산에서 살 때는 서로 사투리를 쓰는지도 모르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지낸 후 다시 부산에서 가족들,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억양, 단어 등이 잘 들립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사투리라고 생각도 못 하고 했던 대화가 사투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차이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처음에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하차할 때, 환승을 찍지 않고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다시 버스를 탔을 때 버스 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일을 들은 동기들이 내릴 때 꼭 환승을 하지 않더라도 환승을 찍고 내려야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내릴 때 환승을 찍고 내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 후 부산 버스에서 하차할 때, 습관적으로 환승을 찍고 내리는 저를 친구들이 신기하게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요즘에도 부산과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할 때마다 “아, 다르지!” 하고 느끼고는 합니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그리고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차이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우선은 어마어마한 노선도를 보고 놀랐습니다. 노선도에 적응해 가던 중 어느 날 ‘급행열차’와 ‘일반 열차’를 같이 운행하는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친구들에게 ‘급행열차’, ‘일반 열차’를 혼동하지 않고 잘 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결국 잘못 타서 가야 할 곳보다 더 멀리 간 적도 있었습니다.


또,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가던 도중 지하철이 역에 정차해서 움직이지 않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약속 시각이 빠듯한데 지하철마저 고장이 난 줄 알고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열차에 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다들 평온해서 더욱더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급행열차가 지나가던 중이라 열차 간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잠시 정차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들 이후 저는 급행열차와 일반 열차를 주의해서 잘 타게 되었고, 열차 간격을 조정해도 평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록 고등학생 때 기대했던 것과 실제 생활이 다르고, 서울과 부산 사이의 언어와 대중교통의 차이점으로 인해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현재 생활에 크게 실망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학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즐겁게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는 고등학생분들도 열심히 하셔서 서울 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접하더라도 또 다른 즐거운 일들이 많으니 실망하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From. 애드캠퍼스 칼럼멘토단 2기 멘토 김세희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촌티'와의 전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