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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Nov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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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편지, Thanks to

자스민에게


자스민과 함께

자스민, 너와 함께 있으면 나뭇잎이 떨어져도 까르르 웃는 사춘기 소녀처럼 매 순간 즐거웠어.

너도 나에게 그랬지, 나랑 있으면 항상 유쾌하고 즐겁다고.


함께 알가로보에 갔을 때 모래바닥에 앉아 네가 한국의 역사에 대해 물었었지.

그때 어버버버 하고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


그리고 생각했지.


외국인 친구와도 한국인 친구처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영어능력을 만들겠다고.

또 한국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그래서 후에 너를 만났을 때 그때 질문했던 것에 대해 이해되게끔 설명해주겠다고.


너 떠나는 마지막 날.

우리 나눴던 대화 잊지 못할 거야. 그리고 너 울었던 거 다 알아. 그 정도로 날 소중히 생각해줘서 고마워.


그러니 기다려 꼭 다시 너를 보러 프랑스로 갈 테니까.


Merci Je t'aime




승연에게

승연과 함께


승연아.


한국에서 18,275km 떨어진 칠레에서 처음 만난 우리가, 1년 뒤 제주에서 다시 만났어. 인연 참 신기하다.


어제도 말했지만 네가 오기로 한 오후 5시보다 2시간 전인 3시부터 널 다시 만날 생각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무척 설레었어! 혼자 계속 피식피식 웃었다


한국과 시차도 12시간 차이 나는 그 머나먼 곳 칠레 산티아고에서 서로에게 의지했지.


우리 쿤스만에서 맥주 마시며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공원에서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어.

너 아니었으면 그곳에서의 생활 버티지 못했을 거야.

공원을 걸으며 나눈 나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 대화며, 함께 따라 불렀던 노래며 그 모든 것이 빛나고 소중해.


아직도 그때 공원 벤치에 앉아 네가 선곡한 음악을 들으며 햇살을 맞았던 것을 선명히 기억해.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이었어.


그리고 나 한국 가는 날, 공항까지 바래다줘서 정말 고마워 감동받었어.


너의 꿈을 응원해. 넌 무엇을 해도 할 아이니까.


우리 각자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보자. 또 한국 어딘가에서 볼지, 칠레에서 볼지 그건 모르겠지만 일단 마감부터 해야겠다.


그래야 너 육지 가기 전, 또 만나지!


Gracias Yo te amo






칠레 산티아고에서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칠레 산티아고까지 기록 마무리


출국일 : 2017년 6월 11일

귀국일 : 2018년 2월 14일

여행 국가 : 14개국 (프랑스, 스페인, 리스본, 체코, 독일, 이집트, 남아프리카 공화국, 보츠와나, 나미비아, 짐바브웨, 레소토, 스와질란드, 미국, 칠레)



떠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나는 여행에 최적화된 사람이며 세상에서 제일 운이 좋은 사람인지를.

어찌 이리 맛있는 음식들이 많으며, 온몸에 전율이 돋는 풍경들이 가득한지를.

억만금의 돈을 주고 나의 249일간의 여행을 바꾸자고 한들 바꾸지 않을 거다.






2018년 2월 14일 귀국한 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집어 던진 나의 배낭




마치며


셀 수 없이 많은 글자들을 썼다가 지웠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그 첫 문장이 왜 그리 어려울까요?

여행기를 쓰며 여행 시절을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잊어버릴 뻔한 저의 여행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보다 저의 생각을 더 잘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잘 몰랐던 부분들을 여행을 통해 하나둘씩 알게 됐습니다.

지금 저의 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여행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나갈 것입니다.




Special thanks to


출국과 귀국 모두 인천공항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준 천사 혜진이, 여행 짐 싸고 준비하는데 필요한 목록을 보내준 rba(르바의 영역표시), 예정에 없었던 미지의 땅 아프리카 여행을 함께했으며  여행 전에 불안하고 망설이는 내게 티켓을 끊을 용기를 불어넣어준 다진.

프랑스 파리 처음 묵은 에어비엔비 친절한 호스트 오겔리. 공원에서 우울해하던 날 기분 좋게 해 준 압두. 한식당 불고기 사장님이신 야간 우버 투어 에펠탑 구경시켜준 세라 언니.

순례길 30여 일 중 반 이상을 함께 걸었던 너무 잘 맞았던 럭키 자매 YU, 마지막 날 무릎이 나가 못 걸을 뻔한 내게 무릎 보호대와 스틱까지 다 주어 순례길 완주할 수 있게 해 준 일등공신 보민이.
 
물집 있다니깐 발가락 양말로 감동 주고 이집트에서 또다시 재회, 책과 편지로 특별한 교감을 나눈 예지.

걸을 때 같이 노래 부르며 농담 건네며 즐겁게 걸을 수 있게 도와준 조나단 데이빗 부자. 순례길 요정 아니면 천사일지도 모르는 물집 난 내 발에 직접 콤피드를 붙여주신 토마스 할아버지. 나와 걸어서 너무 좋았다고 진심으로 말해준 나와 닮은 린젠장과 사랑스러운 미카.


비디오에 '오랫동안 그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녹화에 응해준 분 들(제시, 셰런, 마르틴&마르티나부부, 조나딴&데이빗부자, 알랑, 린전장, 카르멘, 유지니아&토니모자, 흐리트가족, 미카,  키아라, 크리스타니, 퍼닐라, 이유경, 이정환, 권기선, 김보민, 프란치스코&나탈리아부부, 마리)

독일에서 함께 케밥 먹으며 친동생처럼 막역해진 진우, 중학교 이후로 처음 보는 건데 숙식 제공해준 혜인, 너무 반듯하게 잘 큰 찬호,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 만들어주신 미래 시트콤 작가 둥지민박 혜선 이모와 정 많고 사랑스러운 뉴요커 윤정, 페이, 동현, 재욱.

독일에서 프라하로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서 함께 여행한 쨍. 푸짐한 한식을 맛볼 수 있게 해준 이집트 다합 식구들. 이제는 가족인 된 아프리카 여행 7인방, 서우오빠, 수연언니, 다진이, 재수, 영주, 우석이. 미국 뉴욕 한인 민박에서 만난 헤어지기 너무 아쉬웠던 현영이.  


미국 테네시주에 거주하고 있는 방 하나 다 내주고 정말 편히 쉬다 갈 수 있게 해준 어린 시절 친구 수정이. 그리고 다니엘.

길바닥에 나앉을 뻔했을 때 구원해주신 칠레 다온 한식당 사모님, 원장님. 속 깊고 따뜻하고 애교 넘치는 유일한 산티아고 또래 친구 승연이. 아사도 때 초대해주어 고기 먹게 해준 한인 민박 스텝 규민이와 준호.


영어도 스페인어도 못 하는 나를 칠레 백패커스 호스텔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준 두기씨와 호스텔 보스 마르셸. 같이 발룬티어로 일했던 똑 부러지는 폴리나, 보고 싶은 쉐마, 함께 일하며 바다 여행도 가며 정들어버려 헤어질 때 울어버린 자스민. 칠레 집에 초대해준 발렌티나.


SNS에 댓글과 좋아요로 응원해준 한국 친구들.


여행 중에 만난 친구들 덕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느꼈다. 꼭 다시 만나요. 그대의 나라에서 아니면 새로운 여행지에서 그것도 아니면 한국에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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