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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Jan 03. 2021

나와라 내 반쪽 / 소금

요즘 입맛이 없네요(연애를 못해서 그런가) 맛있는 집밥이 그립다 

 작년에 근무하느라 머물렀던 기숙사 룸메이트 언니와의 대화 덕분에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열 가지를 적은 적이 있다. 그걸 전부 기억하진 못하고 찍어두었던 게 생각이 나 구글 포토를 뒤적였다.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나 또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의 연인을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1.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

2. 내가 외롭지 않게 (집착은 금물) 해주는 사람

3. 나와 비슷한 생각, 취미, 관심사를 가진 사람

4. 바르고 고운 말을 쓰는 사람

5.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

6. 웃을 때 예쁜 사람

7. 예의 바른 사람

8. 나만 바라봐주는 사람

9. 이런 나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주는 사람

10.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     

 

 그 룸메이트 언니는 실제로 본인이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적어 방 벽에 붙여 놓고 100일도 안 되어 진짜 그 언니가 원하는 사람을 만났고 결혼까지 했다.              

 이걸 보여주었을 때의 친구들 반응은 “이런 사람이 있어?”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나는 “그러게 그냥 저기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이라도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한다.     

 

 고백하건대 살면서 이렇다 할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그들은 고백했고 나는 그들에게 호감이 있어서 사귀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줄 알았지만 그러질 못했고 금방금방 헤어졌다. 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싫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짝사랑만 세 번 했다. 연애를 안 한지 오래됐다. 요즘 제일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너는 왜 연애 안 하니 결혼은 언제 하니 그런 말이다.     


내 반쪽은 어디에...     


  사람들 다 연애 스타일이 각기 달라서 얘기해 보면 어떤 이는 상대방이 본인을 좋아할 거 같을 때만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이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누가 나를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좋아지지 않았다.

나도 연애하고 싶다. 너무 오래 홀로 솔로 보냈어.

공개 구애라도 해야 할까? 평생 이렇게 늙어 죽으면 어떡하지?

예쁜 사랑 하고 싶다. 내 반쪽아 나타나 줘. 남들은 잘만하는 사랑인데

나는 왜 못할까     


-끝-     

추신

1. 구글포토는 정말 고마운 앱입니다. 여행 때 SD카드가 먹통이 돼서 사진이 다 날아가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구글포토에 곤히 보관되어 있었어요. 추천.

2. 저는 88년생이 아닙니다. 호호 말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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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에세이 드라이브 글감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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