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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Apr 21. 2021

아주, 조금 울었다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그냥 혼자여도 괜찮았는데,


  누군가를 찾았을 때 대답이 없다는 건,


  외로워지는 일이다.


  그땐 진짜 혼자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럼, 원래부터 혼자인 존재는 외롭지 않을까?


  


  태평양 깊은 바다에는 수십 년 동안,


  혼자 헤엄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고래가 있다고 한다.


  이 고래에겐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그건 다른 고래들과 주파수의 음역대가 달라서


  아무도 이 고래의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혼자 망망대해를 헤엄치고 다닌다고.


  


  사람들은 이 고래를 가리켜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고 했다.


  


  그녀는 궁금했다.


  원래부터 혼자인 존재도 외로움을 알까?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가 또 있다는 걸 모르고,


  ‘함께’라는 의미 자체를 모르는 존재.


  꼭, 무인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처럼.


  


  외로움이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내가 어딘가에 속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만 덩그러니 남겨졌다고 느낄 때,


  더 커지는 감정이 아닐까.


  


  그때, ‘딩동’ 메시지 알림이 울렸고,


  휴대 전화를 확인하던 그녀는 피식 웃었다.


  친구는 어울리지도 않게 이모티콘까지 넣어서


  유치한 답장을 해 왔던 것이다. - <아주, 조금 울었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581


그렇다. 처음부터 혼자인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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