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를 보세요

꽃보다 나무

by 괜찮은 D

겨울은 한낮도 공기가 차다.

하지만 공기가 찰수록 하늘은 더 파랗다.

가을의 시원한 파란 하늘과 겨울의 차디찬 파란 하늘은 그 색과 깊이가 다르다.

이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은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나무의 모습이다.


그대가 만약 초록빛이 일렁이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나무를 봐야 한다.


백합나무는 저 높은 나뭇가지에서 오직 하늘님만을 위해 꽃을 피우지만

지금 백합나무를 본다면 열매의 흔적이 마치 꽃처럼 피어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테다.

보지 못한 꽃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절로 상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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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봄을 알리는 전령은 목련이다.

목련이 오동통하게 올라왔다가 결국 낙하할 때쯤이 되어야 봄이 왔구나 느낀다.


그대가 만약 하얀 눈송이가 한 꺼풀씩 떨어지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나무를 봐야 한다.


백목련 가지마다 꽃눈 속에 봄이 얼마나 담겨있는지

커다란 안개꽃 다발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테다.

펑. 펑. 퍼엉. 표오옹. 터질 준비를 하는 축포는 이미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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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은행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강인함.

그래, 그래서 그렇구나.

잎눈하나도 연약하지 않다.

꼭꼭 이 겨울 견디어 나는 꼭 천년을 살 테다 말하는 매끈하고 단단한 가지를

나는 닮고 싶기에

은행나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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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맞으며 나무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모든 나뭇잎들이 떨어지니 이나무가 저 나무 같고, 저나무가 그 나무 같고 그랬지요.

겨울나무의 이름을 찾기 위해서는

하늘이 아닌 땅을 봐야 합니다.

그곳에 떨어져 있는 말라버린 나뭇잎과 아직 남아있는 열매껍질 또는 씨앗을 찾아야 하니까요.

멀리서 보면 같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보입니다.


나무를 보러 다녀왔는데 사람이 보였다고 하면 사실일까요?

나로부터 떨어져 나간 그 작은 것 하나도 나의 흔적이니 마음을 잘 쓰자.

모든 겉치레가 떨어져 나간 뒤에야 그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자.


관심을 쏟는 순간 보이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보이는 대로 살지 말고

보아야 하는 것들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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