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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Nov 02. 2021

독립적으로 살고 있나요?

독립의 삼위일체


※ 해당 글은 출간 도서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중 일부로, 전체 내용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동창회에 참석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추억을 공유하는 들뜸에 취해있었습니다.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며 점차 열기가 더해졌지요. 사회생활의 고단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각자의 연애사를 풀어놓기도 하는 등 이야기는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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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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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로 테이블에서는 결혼에 대한 얘기가 잠시 이어지다가, 결혼 전 독립하느냐 마느냐의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습니다. 누구는 결혼 전 혼자 살아보고 싶어 자취를 시작했다고 했고, 누구는 굳이 나갈 이유가 없어서 부모님과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취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다시 본가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했지요. 그때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D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야, 솔직히 나이 먹고 얹혀사는 건, 좀 문제 아니냐?
사람이 독립적으로 살아야지



 그 순간 문득, ‘독립적으로 산다는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독립’은 물리적인 영역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세대 분리하여 따로 사는 것만으로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렇듯 ‘독립’을 ‘홀로 떨어져 나와 사는 것’, 즉 물리적 독립으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독립’이라는 단어의 한자적 의미와 연관이 있습니다. 

 독립은 한자어로 獨(홀로 독), ⽴(설 립)을 씁니다. 독립과 비슷한 단어로 ‘자립’이 있는데요. 자립은 한자어 로 ⾃(스스로 자), ⽴(설 립)을 씁니다. 독립과 자립 모두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상태’라는 유사한 의미이지만, 한자적 해석으로 보자면 독립은 ‘혼자(獨: 홀로 독)’에, 자립은 ‘스스로(⾃: 스스로 자)’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죠. 

 주변에 보면 자립은 되어있지 않은데 따로 나와 사는 것만으로 독립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물리적으로는 독립하지 않았지만 자립이 되어 언제든 나와 살 수 있는 상태인 경우도 있습니다. 꼭 부모와 살기에 의존적이라거나 따로 살기에 독립적이라고, 이분법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처한 사정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요. 물리적인 독립뿐 아니라 정서적, 경제적인 독립에 대한 고려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나와 사는 것만으로 부모와 독립적으로 분리되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물리적 독립은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오롯이 혼자 설 수 있어야 진정한 독립에 이르게 됩니다. 단, 물리적으로 아직 독립을 하지 못했다면 경제적, 정서적 독립에도 영향을 끼치기 쉽습니다. 흔히 부모와 사는 성인을 ‘캥거루족’이라고 폄하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같이 살면 소위 말하는 비빌 언덕이 있으니 유약해지기 쉽다고 보는 거지요. 부모와 살며 용돈을 받아쓰거나, 사소한 부분까지 기대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물리적인 독립 여부를 경제적, 정서적인 독립 상태와 일치시키는 시각도 생겨나고요. 부모의 집에 살며 여러 방면으로 의존하지 않으려면, 아무래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면 물리적 독립이 되어있다면, 자연스럽게 자립심이 강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든 직접 해결해보려 애쓰게 되고요. 누군가는 치워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집안일을 할 것이고, 본인이 집세를 내야 할 경우에 경제활동을 그만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게 되지요. 하지만 그럴 경향이 높다 뿐이지, 물리적으로 독립한 모두가 자립이 된 것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진정한 독립이란 물리적, 경제적, 정서적 독립의 삼위일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얼마나 독립적으로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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