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A 2-4화
Q가 묻고,
안녕하세요, 유치원에서 일하는 초임교사입니다.
아이를 좋아하는 마음에 유아 교사가 되었는데요. 최근엔 자꾸 회의감이 듭니다.
내가 이러려고 선생님이 되었나 싶을 때도 있고요.
자세한 일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평소 아이들이 너무 예쁘지만 가끔은 속상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또 대부분 학부모님은 좋으시지만 종종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고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은 상황도 어쩔 수 없이 수긍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주변에 그런 학부모님에게 데어서 이 업계를 떠난 사람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운 게 이것뿐이라 지금까지 다른 직종은 생각해보지 않고 살았는데요.
차라리 더 늦어지기 전에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하는지 최근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눈에 밟힐 때는 지금을 견디고 다시 힘을 내봐야 하는 건지 싶을 때도 있구요.
요새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더 잡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견 부탁드립니다.
흔희가 답하다.
안녕하세요, Q님.
마음이 많이 심란하실 것 같습니다.
교사가 되려 준비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다른 일로 전직하기 쉽지 않고, 계속 다니자니 이게 맞는 길인가 싶고 어찌해야 되나 혼란스러우시죠.
말씀하신 내용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제 개인적인 의견은 이렇습니다.
업의 특성상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그 감정과 직업적 마인드를 분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님의 진정성 어린 마음은 잘 알겠으나, 그 마음과 직업으로서 대하는 태도를 필요할 때는 구분 지을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덜 다치거든요. 일에 너무 큰 의미 부여를 하면 쉽게 상처받거나 심각해지기도 하고요.
어쨌든 지금 하시는 일은 봉사활동이 아니라, 금전적인 보상을 받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직장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파라다이스가 아닌, 일종의 '일터'라 생각하고 근무하면, 마음 상하는 일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돈을 버는 게 쉬운 게 아니지.'라며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고요. 세상 모든 일에는 좋은 부분과 힘든 부분이 공존하니까요.
예전에 유아 교사인 지인이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여러 직업적 환경과 잘 맞아서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지, 특별한 사명감만으로 선택한 건 아니라고요. 아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일을 하는 내적 동기의 전부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단순히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직업을 택했다면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 해도, 어쨌든 '직업'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도가 지나치면 자꾸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고 합니다. 일상의 고단함에 치여 그 이유가 퇴색되려 할 때, 계속 직업을 유지해야 할 명분도 사라지고요.
우리가 직업을 가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경제적 생활 영위, 사명감, 보람, 안정성 등이 있죠. 이렇듯 특정 부분이 아니라 다른 측면들도 있음을 인지하며, '나는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가 여러 가지 있듯이, 일 역시 경제활동 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 여기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큰 기대도 하지 않게 되고요. 주변에서 사람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종종 해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힘들어서 관두고 싶을 때는 그 외에 내가 이 일에서 얻어가는 것을 다시금 되새겨보라고 말이죠. 그러면 그에 기대어 버티는 힘이 조금 더 생길 수 있거든요.
이렇듯 일단은 직업을 대하는 프레임을 살짝 바꾸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의감이 든다면, 도저히 다른 것들로 직업적 만족감이 상쇄되지 않는다면, 그때 다시 전직을 고민해보셔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교사가 되려 준비하셨던 시간이 아까우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노력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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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Q님을 우선에 두시고 현명한 결정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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