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편집 일정
완성 원고를 넘기고 나면 저자 입장에서는 크게 할 일이 없습니다. 한숨 돌리고 편집 일정만 남겨두게 되었지요. 사실 편집을 시작하는 타이밍은 출판사마다 다릅니다. 원고를 넘긴 직후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작업 중인 책들의 순서를 고려하여 조금 뒤에 일정이 잡힐 수도 있죠. 저는 완성 원고를 넘긴 이후 몇 달이 지난 시점에, 먼저 출판사로 연락해 편집 일정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첫 책이어서 걱정이 많기도 했고, 예정됐던 기간보다 출간이 늦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부 사정으로 계획보다 출간이 훨씬 늦어질 수도 있다는 출판사 답변을 받고 나서는, 조금 강력하게 일정 엄수를 요청드렸습니다. 책에 재테크 관련 내용이 담겨 있어서, 자칫 너무 지연되면 시의성 측면에서 내용의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사전에 편집 스케쥴 확보가 필요한 점을 어필했습니다. 그 결과 출판사를 통해 대략적인 출간 예정일과 편집 일정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지요. 출간 예정일은 완성 원고를 넘긴 시점으로부터 그 이듬해로 정해졌습니다. 책이 사회초년생 타겟인 점을 감안하여, 초봄이 다가오는 2월 출간으로 예정되었지요. 편집 일정은 그에 맞추어 이듬해 초반으로 정해졌습니다.
사실 저는 출간에 관해서 적극적으로 출판사와 소통한 편인데요. 주변에 보면 이런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출간계약 이후에 잠적하는 작가도 있고, 약속한 날짜에 원고를 넘기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원고는 넘겼으나 출판사와 작가 모두 챙기지 않아서 그대로 사장된 원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믿기지 않지만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내 책뿐만 아니라 여러 책을 동시에 핸들링하기 때문에, 모든 책에 신경 쓸 여력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특히 신인 작가의 경우 더 그럴 수 있습니다). 만약 출판사에서 신경 써주지 않으면, 나라도 잘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출간 기간 등 확인이 꼭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저자가 먼저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사실 계약서 상에 명시된 문구나 구두로 합의된 내용도, 출판사 내부 사정이나 저자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율하며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완성 원고를 넘기고 약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출판사에서는 본격적인 편집 일정에 돌입하기 전에, 한 번 더 원고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원고를 들여다보았지요. 이미 충분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시 들여다본 원고에는 고칠 것이 더 남아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퇴고를 거치고 이제는 더 이상 못 보겠다 싶을 정도가 되고 나서야, 출판사에 최종 원고 파일을 보냈습니다.
그 후 몇 주의 시간이 흐르고, 출판사로부터 편집 일정표 알림 메일이 도착했지요. 일정표로 대략적인 전체 편집 스케쥴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사전에 저자교 작업할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말씀드렸기에, 최대한의 시간을 반영한 저자교 작업 일정과, 데이터 마감 기한까지 확인이 가능했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망의 본격적인 편집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편집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되었는데요. 일단 출판사에서 보는 교정(PC교, 1교~2교) 단계, 다음으로 저자가 교정 보는 단계(저자교), 마지막으로 출판사에서 최종 확인하는 OK교(2교~3교, 최종교)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편집 프로세스는 출판사와 편집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편집은 원고가 작성된 한글 파일이나 원고지 등에 직접 수정하며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 경우에는 인디자인(*편집 프로그램)에 얹힌 PDF 파일로 진행되었습니다(인디자인으로 작업된 원고를 보게 되면 아무래도 책의 형태로 확인할 수 있어, '책이 나오는구나' 실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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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편집 과정에 돌입하게 되는데요. 이후 포스팅에는 편집의 각 단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주시고,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