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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Aug 07. 2023

미라클 모닝을 시도하다

새벽 글쓰기



 글쓰기로만 생계유지가 가능할까? 글쓰기와 생계, 그 현실적인 문제에 관해서 이전에 포스팅 한 바 있습니다(이전 포스팅 '글쓰기로만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참조). 

 직장을 다니느냐 그만두느냐의 기로에서 정말 수없이 많은 시나리오를 돌려보았습니다. 물론 잘 된다면 결과론적으로 어떤 선택이든 최상의 선택이겠지만, 안되었을 때의 가능성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시나리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떠올려 보았죠.


[퇴사 후 - 가상 시나리오]

 지금 상태에서 퇴사 → 전업으로 글쓰기 → 반응이 없음 → 초조해짐 → 돈이 떨어져 감 → 불안함 → 구직시장을 기웃거림 → 글과 병행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함(소득 감소) → 글을 씀 → 뭔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음 → 불안해짐 → 내 길이 아닌가 포기 → 풀타임 직장을 다시 구하려 함 → 글쓰기는 안드로메다로·······


[직장과 병행 - 가상 시나리오]

 일단 직장을 계속 다님 → 병행하며 글쓰기 → 반응이 없음 → 나름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으므로 포기가 안됨 → 글을 계속 씀 → 반응이 없음 → 그래도 씀 → 월급은 들어옴 → 계속 씀 → 반응이 없음 → 그래도 씀 → 언젠가는 잘 되겠지 → 계속 씀······· 


 제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돈을 적게 버는 것도,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 '글쓰기를 포기하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리스크가 적은 선택은 후자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퇴사를 고민했었나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찬찬히 되짚어보니 제가 퇴사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혹은 핑계)는 '글 쓸 시간이 부족해서'였습니다. 직장과 글쓰기를 병행하자니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글이 잘 써질 때-흔히 말하는 뮤즈가 찾아오는 시간-를 떠올려 보면, 제 경우에는 주로 출근 전 아침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기상시간이 동일한 이상 충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무언가 몰입 좀 해서 써보려고 하면, 후다닥 준비하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퇴근하고 좀 더 쓰거나 주말에 몰아 쓰며 개인적인 생활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었고, 특히나 요즘 운동이나 다른 취미 생활도 시작하면서 더더욱 물리적 시간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전에는 꼬박꼬박 지켰던 브런치 포스팅도 점점 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글을 간헐적으로 쓰다 보니 마음은 불안해졌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글 쓸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더욱 강화시켰고, 아무리 생각해도 퇴사밖에 답이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글 쓸 시간을 내야 되니 퇴사해야지'라는 어쩌면 비합리적인 사고체계가 만들어졌죠. 하지만 세상에 전업작가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 다니면서 겸해서 글을 쓰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글을 쓰니까요. 글 쓸 시간을 만드는 방법이 과연 퇴사밖에 없는 것인가? 그것이 유일한 방법인 건가? 프란츠 카프카 등 글쓰기와 직장을 병행했던 수많은 작가를 떠올려보면, 그런 위대한 작가도 생업과 병행했는데··· 내가 뭐라고·······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글쓰기뿐 아니라 부업과 직장을 병행하기로 마음먹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부딪히는 딜레마일 겁니다. 직장을 그만두자니 '시간'은 많으나 '생계'가 문제고, 계속 겸하자니 '생계'는 해결되나 그만큼 '시간'이 없지요.


생계를 해결하는 것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


 둘 중에 뭐가 더 어려울까요? 사실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수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글로 생계를 해결하는 건 내가 열심히 한다고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운을 비롯한 여러 요소도 작용) 후자는 내 마음먹기, 의지에 따라 해 볼 수 있는 영역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직장 다니는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최대한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이죠. 그것은 다름 아닌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새벽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상 시간을 앞당겨 없던 시간을 최대한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새벽 4시 반쯤 일어나게 된다면 얼추 세 시간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새벽 기상은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으로 몇 년 전 한창 붐이었습니다. 기상 시간을 앞당겨 새벽 시간을 잘 활용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열광했죠. 하지만 저는 당시에는 오히려 새벽 기상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사람마다 생활 리듬이 다른데 어떻게 새벽 기상만 정답이라고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회의적이었죠. 하지만 그 이면에 일찍 일어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는 마음도 살짝 있었습니다. 저는 보통 사람보다 아침잠이 많은 편이거든요.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매일매일의 아침은 출근 전쟁이었고, 일찍 일어나기 싫어서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수차례였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일어나기 싫을 때의 마음은 더러 비슷했습니다. 몇 시에 일어나든 결과는 늘 똑같았습니다. 일찍 일어나든 늦게 일어나든 매일 아침은 피곤하고 항상 힘들었죠. 아무리 충분히 수면을 취해도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별로 없습니다. 몸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래나 저래나 어차피 힘든 아침, 좀 일찍 몸을 일으키면 어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무렵 읽게 된 몇 권의 책과 영상은 새벽 기상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고요(책과 영상은 추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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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미라클 모닝,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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