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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Jan 02. 2024

-78% 눈물의 손절 일기

LG생활건강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투자 기록입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2021. 09.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매수한 'LG생활건강'



 오랜만에 투자 관련 글을 포스팅합니다. 사실 지난 연말부터 이것저것 종목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산타랠리가 시작되며 주식 시장이 살짝 나아졌기에,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과 국내 주식을 일부 조정 중입니다. 개중에는 익절한 종목도 있고, 크게 데어 손절한 종목도 있습니다. 그중 눈물의 손절 일기 첫 번째, 'LG생활건강'입니다.


 'LG생활건강'은 2년 전쯤 매수한 종목입니다. 매수 당시 황제주로 어느 종목보다 안전한 자산이라고 생각했던 종목은, 어언 70~80%에 달하는 손실률을 안겨주었습니다. 지금까지 투자한 종목 중 가장 큰 손실이죠. 당시에는 저평가 되어있다고 생각해서 매수했지만, 그리고 최석용 CEO의 매직을 기대했지만, 그 사이 CEO는 교체되고, 현재로선 뚜렷하게 개선의 효과가 보이지 않아 골치 아픈 종목이 되었습니다. 몇 달 전 보유할까, 매도할까 고민하던 때(이전 포스팅 '주가 반토막.. 팔까 말까' 참조)만 해도 반토막 정도였는데, 올라오겠거니 마음먹고 바라보던 중에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최근 매도하리라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얼마 전 투자 관련 서적에서 본 어느 구절 때문입니다. 익절과 손절에 대해 본인 만의 기준을 세워두고, 도달하면 바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었죠. 이를테면 매도 30%라는 기준을 정해둔다면 30%의 손실이 난 시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기계적으로 손절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랬을 때 손실을 회피하는 마음을 이겨내고, 더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라는 익절에 대한 기준은 있었지만, 손절에 대한 기준은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손실을 피하고 싶던 이유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손실 회피 심리

 왠지 손절하는 순간 지금의 손해가 확정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사실 파란불이 가득한 주식계좌는 내가 매도하기 이전에 '그래도 언젠가 오르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찔끔찔끔이라 오르는 주가를 볼 때면 '그래, 이렇게 쭈욱 오르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팔기 전에는 확정된 손실이 아니기에, 오히려 여기에 물타기(*시세가 떨어질 때 매수 물량을 늘려 매입 평균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오르는 주가는 결국 도돌이표처럼 돌아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 사이 서서히 하락하여 손실 구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하고요.


2. 근거 없는 희망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예기치 못한 호재로 상한가 치는 종목이 있습니다. 내가 보유한 이 종목도 지금은 비록 지지부진하지만, 언젠가 생각지 못한 호재로 크게 한탕 수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매도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생각지 못한 주가 대박으로 돈방석에 앉은 이야기를 접하면 장밋빛 환상을 그리게 되죠. 

 하지만 호재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호재만을 기다리며 버티기에는, 그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만 커질 수 있지요. 그럴 때일수록 내가 처음 매수하게 된 본질적인 이유와 근거를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매수한 이유가 사라지면 더 이상 보유할 가치가 없어지는 거죠.






 아무리 주가가 곤두박칠쳤더라도, 저평가라고 느껴졌다면 보유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그 정도 주가에도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없다고 느껴졌고, 한중 관계 때문이라는 것을 탓하기에는 이미 치열해진 뷰티 시장에 과연 그만한 경쟁력이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했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도 자국 브랜드 우선 소비, 글로벌 명품 브랜드 선호 등 K뷰티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이 사라졌다는 이유도 한 몫했고요.


 어쨌든 비록 손실은 크게 입었지만, 매도하고 나니 속은 후련합니다. 매도하기 전에는 기사 하나만 떠도 전전긍긍하며, 이러다가 원금이 다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한참 황제주로 불리던 종목이 이렇게 추락하게 되다니 아쉬움은 크지만, 그래도 언젠가 다른 성장 동력이 생긴다면 다시 매수 생각이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가능성을 열어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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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LG생활건강' 종목을 보유중이거나 손절하신 분이 계신가요?

있다면 댓글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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