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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Nov 13. 2020

입사 전 회사를 속속들이 파악하는 tip

믿고 거르는 회사?!



 저도 처음에는 몰랐지만 수백 번의 서류전형을 거치고, 수십 번의 면접을 겪어보니 어느 정도 나름의 회사 보는 안목이 생긴 것 같습니다.

 사실 채용 전형을 잘 관찰해보면 어느 정도 그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거든요. 회사도 지원자를 평가하지만,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게 가능합니다. 요즘 전직자 및 현직자 리뷰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입사 전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지만, 직접 채용전형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대해 짐작해볼 수 있는 팁을 소개합니다.

 

 이 방법은 규모가 큰(이미 프로세스가 체계화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채용에 적용하면 좋은 팁입니다. 

 (*아래 내용은 제 사견이며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step 1. 서류합격 연락


 회사에서 서류합격 연락 오는 태도를 보고 어느 정도 조직 성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끼리끼리 사이언스'를 믿는 편입니다. 하여 어느 정도 구직자를 대하는 태도나 매너를 보고 그 회사의 조직문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면접 일정을 잡을 때도 너무 급히 연락을 주거나, 고압적인 태도나 불쾌한 말투로 전달하면 일단은 빨간 불 켜는 게 좋습니다. 물론 그 연락 준 인사팀 담당자가 모난 돌처럼 그 조직에서 별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채용되어 일하고 있다는 건 어느 정도 회사의 인재상과 맞다는 것이기 때문에 흘려버릴 정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꼭 그 사람 말투가 퉁명스럽다고 해서 다 거르라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의 전반적인 정보를 파악하여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릴 때 참고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step 2. 면접 당일(면접대기실)


 면접 전 가급적 일찍 도착해서 회사 주변을 한번 둘러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건물도 한 바퀴 돌아보고, 화장실도 가보고.. 회사 주변을 다니며 분위기를 파악해봅니다. 제 지인은 면접 볼 회사 건물 화장실에서 그 회사 직원들이 우연히 나누는 사담을 듣고 그 조직의 치명적인 문제를 알아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주변을 탐색하면서 의도치 않게 유용한 정보를 얻게 될 때가 있습니다.

 면접 대기실에 입장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앉아서 면접 볼 내용에 대해 생각하거나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한번 사무실도 흘끗흘끗 둘러보고 분위기 파악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직원들이 나누는 대화도 엿들어 보구요. 물론 그때 관찰한 분위기가 백 퍼센트 맞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언가 쎄한 느낌이 든다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때로는 그 직감이 맞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제 경우에는 면접자가 대기하고 있는데도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사무실 분위기에 입사를 재고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면접 가이드를 해주는 직원의 태도나 프로세스를 보면 이 회사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 수 있는 실마리가 있기도 합니다.



step 3. 면접 보는 중


 면접을 보면 흔히 '면접 잘 봐야지'하는 생각에 다른 것들은 눈에 안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면접 중에 나오는 질문 이면에서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단초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술 잘 마셔요?'라는 질문에서 그 부서의 팀장 혹은 회사가 술을 좋아하는 문화일 수 있겠구나를 짐작해볼 수 있고, '야근해도 괜찮아요?'라는 질문에서 그 회사가 어느 정도 야근이 있는 회사구나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물론 100%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럴 확률이 높다는 거죠).

 보통 그 회사에서 ~~ 부분까지 가능하냐고 묻는 건, ~~ 를 이미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본인이 너무 그 부분이 심각하게 싫다면 입사를 깊이 고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보통 실무진 면접은 인사팀장과 채용 직무의 부서장이 배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통 인사팀장은 일반적인 애티튜드에 관한 질문을, 해당 부서장은 전공 지식 등 채용 직무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죠. 면접 보면서 여력이 된다면 해당 부서장(입사하면 직속 상사가 될 가능성이 큰)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하는 것도 좋습니다.



step 4. 면접 후


 면접 후 결과를 전달해주는 방식에서도 어느 정도 회사의 조직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면접 후에 지원자에게 결과를 통보해주는 방식에서 미적지근하거나 시간을 많이 끄는 등 구직자를 배려해주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회사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결과를 여러 번 뒤집은 회사가 있었는데요. 처음 불합격 통보를 했다가, 예비로 합격 통보했다가, 다시 연봉 조정이 안된다며 취소 통보를 한.. 매너 없는 회사였죠. 이런 회사는 보통 입사해서도 근무가 순탄치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경험상 처음 불협화음이 났던 곳은 일하면서도 그다지 좋은 경험을 하기는 어렵더군요.

 제 지인의 경우, 경력직 면접 후에 그 회사에서 예정에도 없던 실기 테스트를 해보겠다며 사업부서의 정산내역을 보고서 형태로 가공해보는 과제를 주었다고 하는데요(누가 봐도 일손이 부족해서 시키는 게 눈에 훤한). 이런 행동에서 직원을 평소 어떻게 취급하는지 너무 빤히 보여 입사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또한 불합격자에게는 통보를 해주지 않는다거나, 면접 결과에 대한 의사 결정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경우, 갑자기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하는 경우 등 지원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높은 확률로 사람을 '자원이나 소모품' 정도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입의 경우 아무래도 경험이 많지 않기에 알아볼 수 있는 여지가 적을 수 있지만, 경력직의 경우에는 몇 번 면접을 보러 다니다 보면 그 회사에 대한 각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요즘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지만,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꺼림칙한 요소는 거르는 게 좋죠.

일단 취업이 급해서 마음에 걸리는 요소가 있는데 섣불리 입사하면 바로 퇴사하고 싶어 질 수 있거든요. 사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나오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사만큼 퇴사도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물론 일어나지 않은 일로 너무 고민하면 갈 수 있는 회사가 없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내가 처음에 짐작했던 바와 다를 수도 있구요) 일단 들어가고 나면 다시 나와야 할 때 부담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니, 가능하다면 미리 체크할 수 있는 부분은 꼭 체크해보시고 입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으로 회사를 선택하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쎄한 직감과 경고등이 여러 번 울린다면 무시하기보다는 찬찬히 심사숙고해서 현명한 결정 내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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