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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과유불급 지나친 욕심은 없는 것보다 못하다

예전에 초 3부터 중 2까지 가르쳤던 한 아이의 어머님이 그만두시면서 하신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선생님의 열정을 저희 아이가 따라가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선생님이 최선을 다해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쉬는 시간 줄이면서 고민하고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 문제인가?

그냥 따라오기만 하면 되는걸 왜 그걸 못하는 걸까?


오늘 나를 10년 이상 보아온 한의사 원장님이 하신 말씀도 함께 오버랩된다.

목마른 말을 물가까지만 데려가도 큰일을 한 것이다. 절대로 억지로 물을 먹이면 안 된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에

물을 퍼서 먹이거나

아예 말을 물속에 처넣거나 하면

말은 그 물로 인해 체하고 심하면 죽는다.


아이들에게 주는 그 진심 어린 애정과 열정을 조금 내려놓고 본인에게 쉴 시간을 주고 여유를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그 말을 듣고 오늘 나는 특히 느린 아이들이 모여있는 목요일 수업에서 워워하면서 좀 내려놓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따라오는 아이들은 끌고 가주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

특히 부모들은 억지로 물가로 데리고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기에

아니면 말자 했는데

역시나 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밤 9시 30분이 넘어서 문자가 왔음을

확인은 11시 넘어서했다.


또 문자로 그만둔다는 이야기

너무 죄송한데 왜 그만두시는 건가.

왜 통화는 힘들 걸까

그 시간 단톡방서 남기던 이야기

오늘 수업시간에 힘들었던 것

내일 보강까지 해와야 할 것

개인별로 피드백드리고

읽으실 부모교육책도 추천했다.


부모교육 ㅡ입시를 알아야

그리고 지금 정체되어 있는 실력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실 알려드리면서 영어 글 쓰기 의 중요성을 토로 하는 중

온 문자였던 것이다.


다 듣기 싫다.

알고 있지만 현실부정


왜!  열심히 가르쳐주는데

또 부담을 느끼는가

왜!  잘 가르쳐서 실력을 늘게 해 준다는데

또 도망을 가는지


아쉽다.


또 나의 지나친 열정으로

한 학생을 잃는 것인가.


하루면 끝나는데 지금까지 한 달 힘들게 오고

또 마무리를 못한다.


내가 더 아쉽다.


돈 안 받아도 마무리만 시키게 해 주세요.


이래도 됐다한다. 무엇이 문제 일까.


그래 또 그릇이 안 되는 거지

아쉽지만 여기까지 이다.


알파벳 대소문자도 구별 못하던 아이

겨우 읽고 쓴다. 아직 문장 만들기 못한다.

베껴쓰기도 안 된다. 내가 느끼기에 확실히 느린 학습자에 난서증의 징후도 보인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더는 힘든 것인가?


또다시 질문하며

잠을 청한다.


더 좋은 날이 있을 거야.

더 좋은 아이와 부모가 올 거야.


늘 그랬어


난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아쉬운 마음에


내일 하루만 보내주심 잘 마무리시키겠다고 문자를  남겼다.


답변은 내일 아니 오늘 일어나면 와 있겠지.


마지막으로 내 진실이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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