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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도 Nov 22. 2024

뇌출혈, 우연찮은 북한산 첫 산행

체력 회복운동(10.2)

북한산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은 아주 우연스러운 계기가 있었다


2023.10.2(월) 휴일을 맞아 안산 둘레길보다 난이도가 있는 북한산 둘레길을 가보기로 하고 불광역에서 나와 북한산으로 접어드는 장미공원에서 시작하여 탕춘대를 거쳐 나아가다 표지판에 향로봉이 표시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향로봉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20년도 전에 북한산 옆 봉우리를 올라본 기억이 있을 뿐, 당시에는 북한산 향로봉이니 족두리봉이니 하는 표식이 그저 좋아 보였을 뿐 그 봉우리가 어떤 곳인지, 얼마나 험한 곳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뇌출혈 사고가 나고 퇴원한 지 6개월도 아직 지나지 않을 때였고, 안산 둘레길이나 돌아본 왕초보 산객이 배낭하나 매고 제대로 된 등산 장비도 없이 향로봉을 오르게 되었는데, 겁은 나면서도 어찌 오르기는 했지만 그 길로 하산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가보자는 생각에 향로봉에서 시작해 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청수동암문-대남문을 거쳐 구기분소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나중 트랭글 기록을 보니 총 12Km, 7시간이 넘는 산행이었고 당시 건강상태로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의 험란하고 긴 산행이었다


아침 10시에 집을 나섰다가 오후 5시가 다 되어 집에 돌아오니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가족들의 안도하는 모습 속에 문여사는 "다시는 그런 모험을 하지 말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쉽지 않은 북한산 코스를 완주한 것에 대한 야릇한 자신감이 붙게 되었고 매 봉우리마다 많은 등산객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도 느끼게 되었다

나중에서야 향로봉-비봉-사모바위 코스가 왕초보 산객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당시로서는 "어려운 코스를 이겨내어야 한다는 또 이겨낼 수 있다"는 근성을 불러일으켜 준 계기가 되었다 


우연찮은 북한산 산행을 계기로 문여사의 소개를 받아 "4050 서울산악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매주 목요일은 산행일로 정해 북한산의 여러 코스를 오르면서 산행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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