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증 약
2010년 밴쿠버에 있을 때 머리가 어질어질해 잠시 부엌 바닥에 누운 적이 있었고, 그때 이후 내가 혈압이 높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귀국해 서울에서 혈압을 재 보았더니 170~190까지도 측정되곤 했다
캐나다에서는 가정마다 가정의가 정해져 있어 우선 가정의 진료 후 문제가 있다면 상급의원 또는 병원으로 가 검진을 받는 시스템이었는데, 당시에는 고혈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지 못해 의사한테 제대로 고혈압 검진을 받아 보지 않았다
서울로 돌아와서 오십견으로 왼쪽팔과 어깨 통증이 심해 한의원에 갔다가 혈압을 측정하였는데 측정치가 200에 육박하여 한의사가 깜짝 놀라며 고혈압이니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한 기억이 있다
어쩌면 내과의원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 고혈압약을 구입하는 게 당연한데, 고혈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니 매번 내과를 방문해 혈압 측정과 의사와 상담 후 받은 처방전을 가지고 고혈압약을 구입하는 절차가 무척 형식적이고 번거롭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브라질에서는 약국에 가 사정을 설명하니 특별한 처방전 없이도 고혈압 약 구입이 가능하고 서울에서 먹는 약을 보여주니 동일 성분의 Benicar 20mg을 추천해 주어 복용하게 되었다
아마 브라질에서도 내과의사의 처방을 받은 후 처방전에 따라 고혈압약을 구입하거나 용량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환자들이 의사 진료를 받고 처방전에 따라 고혈압약을 구입하는 것을 번거로워하면서 약국도 편의에 따라 처방전 없이 약을 판매하였던 거 같았다
2020년 브라질에서 포르투갈로 이사하면서 약국에 가 사정 설명을 하니 포르투갈에서는 브라질에서 복용한 것과 동일한 고혈압 약은 구입할 수 없지만 동일 성분의 Olmesartan 20mg를 먹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아마 브라질과 포르투갈 모두 고혈압약은 의사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게 한 모양인데.. 물론 내과의사의 진료를 받아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일 테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2023.3.15(수)에 뇌출혈 사고가 난 후 4월 말 서울로 이송되었다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게 되었고 8월 말에는 어지럼증도 없어져 약을 안 먹어도 생활하는데 큰 문제가 없게 되었다
재활치료와 계속된 운동과 산행의 결과였는지 11월 정기검진 이후에는 다른 복용약도 대부분 중지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 약만 먹으면 된다고 하여 2종류의 약만 매일 아침 1번 복용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대략 하루 5-7알 정도 되는 다양한 약(안과, 내과, 신경외과 등 처방약)을 아침, 저녁으로 먹곤 하였는데 11월부터는 복용약을 대거 줄이고 고혈압(코아프로벨 12.5mg)과 고지혈증(로스젯 2.5mg) 약 2알만 먹도록 정리한 것이었다
한 가지 좋은 것은 고혈압약의 사이즈가 용량에 맞추어 대폭 줄었기 때문에 매일 먹어야 하지만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 먹던 고혈압약은 20mg 사이즈에 맞게 큼직해서 한번에 목 넘김에 실패하면 입안에서 일부가 녹는 바람에 쓴맛을 감수해야 했었다
2가지 약 이외에 서울로 돌아와 자주 두드러기가 몸에 나는 바람에 약국에서 구입한 '세티리진' 알러지 완화 약을 3-5일에 한 번씩 복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