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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전하는 곳

by 박프로

요즘 경조사 정보에는 예전에 없던 문구가 꼭 있는데, 계좌 번호와 함께 있는 내용이다. 은행 본연의 업무 외에 마음 전하는 일도 추가로 해야 하니 업무 부담이 많겠다고. 은행 창구 직원에게 한 말이다.


본인은 예전에 10만원을 냈는데, 물가 인상도 있는데 똑 같이 받는 게 억울하다는 기사도 있었다. 자기는 비혼주의라 비혼식을 한샘치고 낸 만큼 돌려받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롭게 경험한 일 중에 하나가 경조사 참석이다. 경조사비를 얼마를 내야 되는지, 별로 친한 관계도 아닌 부서원도 챙겨야 되는지 등.


내가 있는 부서에서는 직급 별로 경조사비가 정해져 있어서 큰 고민은 없었다. 보통은 사원 2만원, 과장 3만원, 부장 5만원 식이었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은 별도로 내기도 하고. 임원은 10만원! 회사에서 나온다. 대부분 자기 돈 안 낸다. 직원은 자기 돈 내고, 본인은 회사에서 지불해 주니 너무 고마워할 일은 아닌 듯하다.


언젠가부터 "나는 내기 싫은데, 회사에서 강제로 돈을 걷는 게 이상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경조사 갹출 문화는 없어졌고, 개인이 알아서 내는 걸로 변경 되었다. 오히려 경조사비는 더 부담이 되었다.


3만원을 내기는 뭐 하고, 5만원이 최소였다. 부장급은 10만원. 임원도 회사에서 10만원 지원해 주니

그만큼. 사원 때는 선배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참석해야 되는지, 얼마를 내야 되는지.

난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했던 듯하다.



직장 생활에서 경조사 참석 여부와 경조비를 얼마나 내야 되는지는 정답은 없는 듯 하지만,

나름 자기만의 기준은 있어야 될 듯하다. 코로나 사태로 경조사 참석이 줄어서 가족장도 늘었고,

스몰 웨딩도 유행해서 분위기가 예전과는 바뀌기는 했지만.


본인이 받은 사람에게는 가능한 동일하게 챙겨줘야 한다. 갑자기 원수가 된 관계라도

참석은 못하더라도 경조비는 내는 게 맞다. 다른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욕먹는다.


요즘 직장 분위기는 부모, 장인 장모, 시부모 상은 챙겨야 할 듯하다. 특히, 장인상 시부상이 중요하다.

장모나 시모에게 우리 사위, 우리 며느리가 회사에서 나름 대접받는다는 체면을 세워주면 더 고마워한다.

처남상 백부상 외삼촌상.. 제발 상사들은 공지도 하지 마라.

밑에 사원들 부담된다. 꼭 자기는 참석한다고 떠 벌리는 사람 있다.



기본적으로 경조사는 친해서 가는 게 아니라, 친하려고 참석하는 것이다.


가볍게 인사만 하는 사이에서 경조사만 챙겨줘도 아주 고마워한다.

반대로 나름 좋은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안 챙겨주면 그 관계는 회복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사정이 있어 참석하기 곤란하면 경조비만 보내고, 참석 못해 미안하다고 문자라도 보내면 된다.


직장 생활에서 주변인들과 가장 쉽게 친해지는 방법 중에 하나가 경조사 챙기기 인 듯하다.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본인을 좋게 본다. 가성비 최고인 사회생활이다.

반대로 돈 얼마 아끼자고 모른 척하면 그 관계는 회복 곤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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