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근처 아파트에서 아침 일찍 출근길에 할아버지 한분이 편의점 앞에서
소주를 드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새벽에! 담배가 안주였나 보다.
근방 아파트에 사시는 분으로 보였다.
이하 나만의 상상이다. 틀린 얘기 일 수도 있고.
동네가 소형 원룸 동네가 아니라, 노인 혼자 사는 분은 아닌 듯하다.
아마 아들네랑 같이 살고 있을 듯. 옛날에야 사랑채에서 혼자 자고 일어나
방에서 혼자 담배를 피웠겠지만, 요즘 시절에 그게 가당키나 한가.
일찍 눈뜬 새벽에 작은방에서 나와 화장실 가는 소리도 크게 난다.
손주, 며느리 깰까 물 한잔 마시기도 어렵다.
밖은 아직 깜깜하지만 좀 있으면 해가 나겠지 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집 밖으로 나간다.
새벽 운동 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고, 몸 여기저기 아파서 운동도 못한다.
그냥 뜬 눈으로 방안에 있기가 싫다.
다행히 아파트 앞 편의점은 24시간 열려있다. 담배와 소주 하나를 샀다.
안주? 그냥 시원하게 마시는 거지. 담배는 어디 가서 피우나? 새벽에 사람도 없는데,
그냥 가게 앞에서 쭈그려 앉아 피운다. 그래, 나도 싫은 찌든 담배 냄새다.
며느리나 손주가 코를 막는 이유를 모를 리가.
그냥 나이 들고, 여유가 되면 혼자 편하게 살고,
가끔씩 보면 반갑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