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하면 여지없이 본인이나 아들이 군대 가지 않았다고
온 나라가 난리다. 누구는 군대를 다녀와야 힘든 일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대기업 총수 자식들 중에 군에 입대한 사람은 별로 없다고 들었다.
누구는 그 사람들이 군대 가는 것보다 미사일 하나 사서 나라에 기부하는 게 더 좋지 않냐고도 하더라.
우리나라는 국민 개병제다. 누구나 신분이나 재산에 상관없이 군대에 가야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공평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한나라의 장관쯤 하려는 사람이 이 기본적인 룰에서 벗어 나는 걸 도저이 참을 수 없는 것이지.
옛날에도 능참봉, 요즘으로 하면 9급 면서기라도 하려는 이유가 군역 면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자식이 대학 들어갈 때, 뭔가 특별한 수단을 이용한 것도 질타의 대상이다.
가장 공정해야 할 시험에 예외가 있는 걸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시험 준비에 돈 있는 사람들이
뭔 일을 하더라도 본시험은 공정해야 된다는 것이다.
하기사 20살에 시험 봐서 결정된 대학이 평생 꼬리표가 되어 그 사람을 평가한다.
그 이후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고, 노력을 했는가 보다, 20살에 결정된 것이 가장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대입 시험은 가장 공정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 학력고사 점수로 결정하던 시절과 달리 요즘은 수시 입학 방법도 있어 대학 가는 방법이
수백 가지라고 한다. 소위 있는 집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좋은 대학 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없으면 수능 점수 잘 받아야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공평, 공정에 집착하는가? 세상은 정말 그렇게 공평하고, 공정한가?
세상은 실제 그렇지 못해 이것만이라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혹시, 본인에게는 그렇지 않은 게 길게 보면, 공평하고 공정한지도 모르겠다.
인위적으로 가꾼 집 정원과 달리 산길에 무질서하게 놓인 돌하나도 지나고 보면
가장 자연스럽게 있을 자리에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