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더위네요 다들 살아남길 바라요
1
그 여름
우리는 서로의 매미였지
매미는 아직 안 나오고
우리가 먼저 나왔어
웃고 울고
서로 진동하느라 정신없었지
기이잉—
좌우로 고개를 흔드는 낡은 선풍기 아래
시원찮은 바람에도
우리는 오래 앉아 있었어
누군가는 쓰고
누군가는 뱉고
어떤 이는
긴 침묵만 남겼지
그늘은 없었지만
눈을 감으면
바람처럼 이해되는 냄새가 있었어
가만 보니
오월 초의 연두는
벌써 지나 있었고
장마를 견디고
태풍을 버티며
우리는 신록에서 초록으로
조금씩 진해졌던거야
2
그리고 지금—
후덥지근한 바람 속
저 눈을 감아보면
붉은 기운이 스며든 나뭇가지에서
우리는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더라
서로 다르게 뻗은 가지각색에
바람 불어도
닿지 않던 우리였는데
떨어질 때 부는 바람은
우리를
슬쩍 닿게 할지도 모르겠더라
언젠가 우리
흙에서 다시
만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