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박쥐요?

by 보건교사 한티

나의 첫 발령지는 정선읍에 위치해 있는 중학교로 선생님들끼리 "산이 쏟아질것 같아요!"라고 표현할 정도로 학교 뒤에 바로 산이 위치해있는 학생 300의 시골학교였다. 잠시 운동장에 나오면 캠핑장 저리가라의 뷰가 눈앞에 펼쳐지는 굉장한 모습에 여러번 감탄하곤 했었다.

다만 일찍 해가지고, 5월에도 눈이 내리는 지역이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와 복작복작 하루를 살아내던 중 갑자기 복도에서 "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급상황인가 해서 헐레벌떡 나가보았는데 "애들아.. 저게 뭐야..?"

왠걸... 복도에 박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애들아 ㅠㅠ 선생님 박쥐 처음봐..."

긴장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니 태연하단 듯이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는 초등학교때~", "선생님~ 저거 터널가면 위에 엄청 많아요~"

다 큰어른이 박쥐보고 무서워하면 어떡하냐 놀리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선생님도 처음본걸 어떡해.

박쥐가 무서운걸 어떡해.


강원도 시골에서 근무하는건 이런거구나

학교 복도에 박쥐가 날아다니고

고라니와 함께 뛰어다니는 그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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