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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약 Sep 09. 2024

같은 그림을 그리는 방법

이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말로 표현하는 사람'과 '글로 표현하는 사람'


주변에 눈에 띄는 사람은 보통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했다. 저 사람은 어쩜 그렇게 청산유수일까. 자신의 생각을 저렇게 잘 표현할까. 타인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빛과 자신감 있는 음성을 가진 그들은 자연스레 무리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예상했겠지만, 나는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요즘 말로 티키타카라고 하던가. 대화에 언제나 버퍼링이 걸리는 나는 티키타카를 원하는 상대가 두렵다. 말은 너무 쉽게 휘발되고 때로는 무책임하다. 말은 자칫 그럴듯해 보이나, 막상 따지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 말은 그 '내용' 보다도 말을 하는 방식이나 말을 하는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설득력이 결정된다. 그래서 나는 너무 '말을 잘하거나', 너무 '말이 많은 사람'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려는 사업의 정체는 무엇일까? "OO업"이라는 한 단어의 일반 명사로 정의되기 어려운 우리의 신사업 모델을 정의해야 했다.


그녀는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 놓은 그림을 청산유수처럼 풀어놓았지만,

글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인 나는 문서상에 정돈된 이미지와 텍스트로 표현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했다.

그래야 비어 있는 영역, 이해되지 않는 영역, 정의해야 하는 영역일 명확히 짚어 내고,

넥스트 플랜과 지금 내가 실행해야 할 액션이 명확해진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100% 동기화는 어렵더라도 우리는 같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누구도 시킨 적은 없지만, 30% 정도밖에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나의 방식대로 사업계획서부터 쓰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업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부터 생각했다.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만나면 누구나 '요즘 어때요?', '다들 힘든 것 맞나요?'라는 말을 한다.

'요즘 시장이 호황이에요', '아주 일 할 맛이 나요. 우리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니까요'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어느 비즈니스나 호황을 겪는 만큼 결국에는 불황을 맞이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숙명이자 진리이다. 게다가 지금은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빠른 성공만큼이나 빠른 쇠락이 금세 턱끝까지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 나가보면 "이야~ 나 빼고 돈 많은 사람 참 많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들이 많다. 언제나 세상에 돈은 돌기 때문이다. 그게 내 사업이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 결국, 시장에 돌고 있는 돈을 내 비즈니스로 쓸어 담기 위해서는 '나의 시장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성패가 된다.


그렇다면 정작 기업들의 마케팅 현황은 어떨까? 한 설문에 의하면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 부동의 1위가 '영업/마케팅의 어려움'이다. 어느 기업에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있고 대행사를 쓰기도 하지만, 과연 그곳에서 하는 일은 '전략 없는 실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의 시작은 보통 '좋은 아이템'으로 출발하지만,

결국, "자본" + "인프라" + "마케팅" 이 셋 중 하나라도 비어있으면 결국 실패의 경험 자산만을 비싼 수업료로 획득하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비즈니스가 이 세상에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서의 인트로를 시작해 본다.


어후...

이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보다 '말'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쭉 적어 내려가다 보니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들이 태산이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될 때까지 해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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