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빨간약 Sep 23. 2024

회사 이름 짓기

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구상을 했고 창립 멤버도 모였다. 

그리고 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사 이름 짓기.

앞으로 수천, 수만 번 내 입으로 말하게 될 이름. 나를 소개할 때에 내 이름 앞의 수식어가 될 이름.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십수 년 간 마케팅 업종에 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Creative 하지가 않다.


누구나 마케팅을 하지만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하는 곳은 드물다며, 그녀는 이런 이름을 제안했다. 

'This Is Marketing = TIM'

사리사욕에 썩어가지 않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겠다며, 나는 이런 이름을 제안했다.

'건(강한) 성(공) = 건성'


촌스럽기가 그지없다. 


브랜드네임을 지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이 있다고 해서 사용해 보았다.

몇 가지 키워드를 넣어 보니 순식간에 영문 조합의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 마음이 동하는 이름이 없다. 그러고 보니 이 회사의 이름이 뭐지? "굿브랜드"이다. 자기 이름은 솔루션에 안 넣어 보았나 보다.


요즘은 감각적이고 힙한 이름의 회사들이 업계에 많이 등장한다.


'그란데클립' 

우아한형제들 창립멤버들이 나와 만든 회사인데, 사소한 것들을 대단한 것들로 만드는 비즈니스를 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사랑한 '믹스커피'를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먹고 가는 힙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둔갑시키는 것과 같은 일을 한다.


'코드앤버터'

자칫 딱딱하기만 할 수 있는 마케팅 솔루션이지만, '노코드'로 손쉽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버터 한 스푼의 풍미'를 더 해 이름을 지었다. 


왜 우리는 이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까? 안 되겠다. 구글 시트에 한 사람 당 다섯 개의 칸을 만들어 채워 넣으라고 공지를 했다. 여럿이 뭐라도 생각해 보면 건지는 게 있겠지.


챗지피티에게 도움을 청해 본다. 역시, 애매한 사람의 뇌보다 지피티가 더 똘똘하다. 1분 내로 10개의 사명 리스트를 제안해 준다. 10개만 더 제안해 줘라는 말에 또 1분 안에 추천 리스트가 좌르르 나온다. 더불어 이름의 의미까지 멋들어지게 설명해 준다. 


그렇게 회사 이름 짓기의 스트레스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는 드디어 우리의 이름이 탄생했다.


시장의 맥을 짚는 마케팅을 할 것이다.

심장이 뛰는 일을 할 것이다.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런 의미를 담은 우리의 이름이... 언젠가는 온 지구로 뻗어나갈 것이다.

이전 06화 창립 멤버 확정과 첫 O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