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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hdcafe Oct 30. 2023

16: 언제까지 아파요, 며칠이면 나아요?

제목:아프다 & 언제까지 아픈 걸까? & 편도선도 목도 아프다

<초1adhd일기 2022년 6월 5일_아프다>

아프다어지럽다열난다
한줄나왔다 코로나 아니다       
설사세번했다   
똥꼬도아프다    
<초1adhd일기 2022년 6월 6일_언제까지 아픈 걸까?>

무엇을 살까
용돈10100원 모았다
컴퓨터 살꺼니까 1000000원 모을거다
1000000-10100=989900원 모아야된다

언제까지 아픈 걸까?
아마 한 2~3일 있으면 낫는다
인제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Dad buys jajangmyeon.
<초1adhd일기 2022년 6월 7일_편도선 목도 아프다>

편도선 목도 아프다 애취 감기조심 봤다  첫번째 체온37.9도 두번째 체온 36.5도 세번째 체온 38.2도 네번째 체온36.6도 다섯번째체온39.1도 여섯번째 체온 36.7도 역시 여녀석들은 정상 체온 이군 헤이헤이 이돌고래는 너무 열이 높은걸


초1아들이 편도선 때문에 삼일 연속 결석 중이다. 아이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나 보다. 거실에 나와서 쉴 새 없이 주억거린다. 아이는 입에 모터가 달려 잠시도 쉬지 않는다. 여러 말 와중에 "엄마 나는 왜 똑같은 말을 계속하는 거예요? 나는 한 번만 하고 싶은데 왜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엄마는 건성으로 무성이하게 답해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신경 써서 답해주어야 하는데, 어젯밤 1시쯤 눈이 떠져서 5시까지 날밤을 새고 아침 일찍 일어난 아이와 마주하니 하루를 시작할 기운이 빠져 있었다. 


루틴대로 메디키넷 20mg을 먹게 했다. 그리고 약이 작용하기 전, 한 30분간은 더 폭포수같이 말이 많더니, 그 후로 잠잠해진다. "완아 지금은 어때? 말 안 하는 게 어렵니?" 아이는 "아니 지금은 잘 돼. 엄마 키즈아우성에 글 쓰고 싶어" 하더니 자판에 손을 얹고 "뭘 쓰지? 엄마 뭘 써요?" 평소에는 거들어주지 않아도 잘 쓰는 녀석이 오늘은 잘 안 떠오르는 모양이다. 


약을 먹으면,

1. 충동(말이 많은 아이)이 안 하려고 의지하면 말 수를 줄이고 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나 보다.

2. 약이 아들의 창의성이 떨어지게 만드나 보다. 예) 평소에 잘 쓰던 글이 잘 안 써지는지는 것.  


학습지숙제를 하고 일기 쓰기 숙제를 하고  루미큐브를 하고 큐티 말씀을 쓴다. 굳이 안 해도 된다고 해도 호수는 습관대로 한다. 


그리도 트러블 많은 학교인데도 어지간히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엄마도 땡큐지!


 6일째 결석하고 나서, 오늘 드디어 등교를 했다. 장대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교문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뒤돌아 오다가 다시 조심스레 아들 뒤를 따른다. 기특하게도 학교 현관까지 직진한다. 우산을 접어 우산꽂이에 꽂는 모습을 멀직이 지켜보다가, 돌이켜 집으로 향했다. 간만의 등교인데 '아들이 잘지내려나' 염려하는 엄마 마음을 쓸어내리는 굵직한 빗줄기 소리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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