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즐겁게 생일 파티를 했는데, 주말부터 열이 나더니 사흘째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이는 태어난 이후 계속 생일 전후로 아팠다. 수족구며 폐렴이며 열감기까지.
작년 여름에 첫째는 코로나에 걸렸었다. 둘째 빼고 온 가족이 코로나로 한바탕 고생을 했고, 슈퍼 유전자인 건가 했던 둘째는 우리가 코로나에서 다 벗어난 뒤 바로 독감에 걸렸다. 코로나는 그렇다 치고, 둘째에게 '여름에 독감이라니 무슨 일이야 엄마 속상해'라고 했었다.
그런데 올여름은 첫째구나.
3월부터 6월까지 첫째와 둘째, 나까지 셋이서 계속 돌림노래처럼 아팠다. 아이들도 나도 4개월간 세 차례나 감기에 걸린 것이다. 나는 애들에게 옮은 것. 이제 좀 끝나려나 했는데, 둘째가 또 감기로 스타트를 끊었고, 첫째는 독감에 걸렸다. 이제 내 차례인 건가.
보통 엄마들은 아이들이 아프면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앞으로는 그 생각 고이 접어 넣어 두시길...
4개월 동안 감기에 위장장애, 이석증까지 겪고 나니 대신 아파주고 싶단 생각이 싹 사라지더라. 나는 절대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이 강하게 피어올랐다. 말이 씨가 된다고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엄마는 아프면 안 되니까. 엄마는 돌봐줄 사람이 없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아이들 밥도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기까지 하다. 거기다 예민해져서 아이들에게 짜증이라도 내게 되면 또 죄책감 엄마가 된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이들이 다 나아갈 때쯤 엄마가 아픈 것이다. 아이들은 몸이 회복되니 신이 나서 같이 놀자고 난리인데 엄마는 말할 힘도 없다. 엎어져서 어찌어찌 겨우 대답만 해준다. 아이들은 그동안 놀지 못한 한을 풀 요량으로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노는데 엄마는 말릴 힘도 없다. 다 나으면 집을 뒤집어엎으리라 다짐을 하고 난장판 속에 스르륵 눈을 감는다. 속으로는 아이들이 제발 엄마를 부르지 않길 바라며..
먹지도 못하고 다 토해내더니 겨우 잠든, 첫째의 마른 뒷모습을 보며 기도한다. 제발 저는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아침에 목이 살짝 불편하고 재채기가 나오더니 지금은 머리가 무겁다.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