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한 것은 무엇일까요?
숨쉬기 다음으로 많이 하는 것이 바로 선택 아닐까요?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생기는 결과가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됩니다.
학교에서 객관식으로 주어진 문항 중 정답이 있는 선택만 한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선택하는 대부분은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선택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도 예측하기 어렵고요.
그래서 선택해야 하는 매 순간, 그렇게나 고민을 많이 하나 봅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면 좋은 결과를 만든 선택도 있고, 후회를 남긴 선택도 있습니다.
성공한 선택이라고 할 때에는 그 선택을 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의미이고, 실패한 선택이라고 할 때에는 그 선택을 해서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생겼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선택에 성공과 실패 결과만 두고 평가하기보다는, 실패했다는 선택을 통해서도 내가 어떤 것을 새롭게 배우고 깨닫게 되었는지 찾는다면 어떤 선택이든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좋았는지, 어떤 선택을 하고 배우게 되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내가 가장 잘한 선택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머릿속에서 정말 수많은 선택의 결과들이 서로 비교되며 어떤 것이 더 잘했는지 치열하게 자랑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위에서 순위를 빼앗기지 않는 선택이 있습니다.
바로...
남편을 만나 결혼한 것입니다.
23년 전 2000년 밀레니엄 시대가 시작되며 우리의 인생에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본건 아니지만, 첫인상도 좋았고 왠지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남자입니다.
서로의 조건은 자랑할 만한 것이 없었지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했습니다.
가치관이 잘 맞고 대화가 통하는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애인이자 친구이자 동료로 꼭 붙어서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미련을 갖지 않고 이 사람을 선택했던 것이 제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 선택이 내 인생의 절반에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한 선택 중 비중이 큰 선택이기도 합니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의 남편을 만날 거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남편을 만난 선택은 제 인생의 최고의 선택입니다.
또 하나 이것보다는 작은 선택이라 할 수 있지만 남편을 선택한 선택만큼이나 지금까지 저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선택이 있습니다.
"아들 엄마가 체질이라고 생각한 선택"
저는 초6, 고1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이 둘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를 불쌍하게 봅니다. 그 이유는 딸이 없어서...
남편은 딸을 원했기에 딸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저는 아들 엄마라서 행복합니다.
주변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딸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생각을 저는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성격을 돌아보니 저는 아들과 더 잘 맞는 성격이기도 하고, 딸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니 지금보다 더 행복할 이유보다 제가 화가 날 이유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두 아들이 딸이 아니라서 아쉬운 점보다 각자 장점을 가지고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는 아들 엄마가 체질이야"라고 생각하기로 선택하니 저에게 딸이 없어서 불쌍하게 보는 사람들의 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아들이 둘이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느끼게 되었고, 아들들에게도 이런 마음을 표현한 아이들도 딸노릇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게 되어 좋았습니다.
이렇게 가장 잘한 선택을 생각하고 보니 저는 "가족"이 참 중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다른 분야의 선택보다 가족에 대한 선택이 저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선택으로 '선택'하는 것을 보니까요.
이렇게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 선택이 아닌 칭찬하고 싶은 소소한 선택도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에게 "잘했다!"라고 칭찬할 만한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1년 전 라브연에서 줌강의를 도전한 것입니다.
재능기부로 강의할 사람을 찾는 글을 보고,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었지만 우선 신청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지만 '우선 도전해 보자'는 선택이었습니다.
J성향의 저로써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각보다 강의 일정이 빨리 잡혀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준비한 강의는 지금도 저의 메인 강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우선 도전해 보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습니다.
또한 우선 도전하는 선택을 한번 하고 보니 이후에도 우선 도전하는 선택을 더 쉽게 하게 되었습니다.
한번 도전한 것으로 인해 1년간 저는 많이 성장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도전해 보게 되었습니다.
철저한 준비성을 갖추려고 하는 저의 성향에도 큰 이변을 준 정말 칭찬하고 싶은 작은 선택이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주고 칭찬하고 싶은 선택도 있지만 내가 원치 않는 결과를 주고 배움을 남긴 선택도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라고 부르는 선택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6년 동안 '사업가가 아니라고 선택한 것'입니다.
저는 사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알레르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빠가 사업을 잘하시지 못해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 가운데 살아야 했습니다.
사업가 스타일이 아닌 아빠가 사업을 하시니 성과 보다 빚이 더 많이 생겼거든요.
저와 남편은 15년을 함께 다닌 직장에서 갑자기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업비를 받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줘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직원 모드였습니다.
사업자를 냈으면 사업을 시작한 것인데 저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는 사업가가 아니야!라고 선택한 것이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저의 그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6년 동안 더 의미 있고 발전적인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 그냥 제자리에만 있던 시간으로 보낸 것 같습니다.
사업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상품개발도 하고 서비스도 구축했어야 했습니다.
이제야 저는 그 선택을 바꾸고 '나는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전환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생긴 상처로 인해 사업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게 되었고, 6년간의 시간을 통해 사업을 위해 배워야 할 과목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자인만 할 줄 아는 저는 사업을 위해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업가에 대한 책도 보게 되고, 이제 제 안에 사업이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7년 전으로 돌아가 그 선택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나는 사업가야'라고 선택하고 열심히 사장님으로 살아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