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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Mar 10. 2019

동동 띄운 날

20190307 

항아리에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가득 채우자 메주가 종이배처럼 동동 떠올랐다. 메주를 띄운다는 말이 진짜 띄운다는 거였네? 직점 담가보기 전에는 설마 진짜 띄우나 싶었는데... 

실외기 공간에 둘까 하다가 먼저 항아리의 무게를 재보았다. 항아리만 올려놓으면 체중계가 반응을 하지 않아서 같은 크기의 다른 항아리를 들고 올라가 무게를 잰 뒤에 내 체중을 뺐다. 뚜껑을 포함한 항아리 무게는 8.4kg이다. 애초에 정해진 소금의 양은 3.3kg이었지만 하다 보니 더 넣게 되어서 거의 4kg 육박한다. 물은 2리터짜리 생수 7개 반 하고도 나중에 1병 반이 더 들어갔으니 18kg. 메주 세 덩이는 콩이었을 때의 무게로 치면 4kg.

모두 더하니 34.4kg.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의 몸무게와 비슷하다.  

실외기 공간엔 이미 내 키만 한 실외기도 있고, 비어있긴 하지만 내 허리까지 오는 커다란 술 항아리도 있고, 최근에 담은 막장 항아리도 있는데, 장 항아리까지 들어가고, 40일쯤 후에 장 가르기를 하면 또 하나의 항아리가 추가될 텐데? 좁은 것보다는 이렇게 많은 것을 쌓아두어도 안전할까 하는 것이다. 그럼 고추장은 담그지 말아야 하나? 엘리베이터에도 최대 인원이 있고, 트럭에도 적재용량이라는 게 있으니까, 실외기 공간에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애초에 무거운 물건을 두라고 만든 공간은 아니니까... 건축하는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다. 

일단 거실 창을 열고 햇빛 잘 드는 곳에 항아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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