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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Mar 10. 2019

제자리를 찾은 날

20190309

실외기 공간에 항아리를 두려면 바닥청소부터 해야 한다. 홍시를 다 먹어치운 뒤에도 새들이 가끔씩 와서 똥을 싸놓고 간 데다 오랫동안 버려둔 화분의 흙이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화분의 흙을 비우고, 먼지를 쓸어 담고, 걸레질을 했다. 

시작한 김에 세탁실 뒤 대피공간의 묵은 짐도 정리하고,  아이의 지난 학년 참고서들도 정리하고 또 하다 보니 방마다 이불 빨래까지~~
장 담근 덕에 봄 맞을 준비까지 하게 되었다.

건축하는 친구한테 확인해 보니 실외기 공간에 항아리를 두는 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햇빛이 가장 일찍부터 드는 가장자리에 장 항아리를 갖다 놓았다. 

명인의 며느리가 한 것처럼 새끼줄을 엮어 붉은 고추랑 숯이 보석처럼 박힌 금줄을 매달고 싶지만, 짚도 없고 두꺼운 숯은 칼로도 가위로도 잘리지가 않아서 항아리 양쪽 손잡이에 실에 꿴 고추와 줄로 묶은 숯을 달아 놓았다.  

가운데가 장 항아리, 왼쪽의 작은 것은 막장,  오른쪽은 장 가르기를 한 뒤에 간장을 담게 될 빈 항아리이다.


명인의 며느리가 만든 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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