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8
학교 끝나고 바로 학원으로 간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공부하느라 애쓴다. ○○아」
학원 시작 직전인데 금세 답장이 왔다.
「피곤하다...」
이럴 땐 '피곤하다' 네 글자에 담긴 아이의 속 마음을 잘 읽고 대답해야 한다.
'나 7교시까지 하고 바로 공부하러 왔다고~ 집에 들러 쉬거나 간식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고~ 나도 나름 잘하려고 애쓰고 있다고~'의 줄임말인 것이다.
눈치 없이' 봄이라서 그렇다' 거나 '엄마는 더 피곤해'라고 했다간 봉변에 가까운 대답을 듣게 될 수도 있다.
지난달부터 보러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국가대표 친선경기의 티켓 에매내역과 좌석표를 답장 대신 전송해 주었다. 티켓 오픈 날짜를 확인하느라 대한축구협회에 전화까지 했고, 서두르지 않으면 못 구할까 봐, 그랬다가 평생 원망을 듣게 될까 봐 휴대폰에 알람을 설정해두고 시작되자마자 예매한 것이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볼 수 있게 그라운드 바로 앞자리로 고르니 티켓 가격만 1인당 8만 원, 하지만 티셔츠를 같이 구입하도록 세팅이 되어 있어서 결국 총 15만 원이 되었다. ㅜㅜ
그래도 아이 혼자 월드컵 경기장까지 보낼 수는 없으므로, 두 장을 예매할 수밖에 없다. 으악! 30만 원ㅠㅠ
그래도 아이 16년 인생의 버킷 리스 트니까!
아이의 관람 파트너는 남편 혹은 나다. 다른 후보는 없길 바란다.^^
만약 친선경기 대표팀의 명단에 이청용 선수가 없을 경우엔 티켓을 취소할 가능성도 아주 크다. 아이는 이청용 선수가 뛰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은 것이다.
내가 전송한 사진에 대한 짧고 강한 아이의 한 마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