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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May 14. 2019

방심할 수 없는 날

20190514

날이 따뜻해지면서 간장 표면에 하얗고 작은 곰팡이 같은 것이 낀다. 메주 며느리의 말에 의하면 수시로 걷어내야 간장이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3~4일에 한 번씩 곰팡이를 걷어냈다. 티스푼으로 떠내기도 했는데 입자가 작아서 스푼의 날에도 밀려다녀서 한꺼번에 많이 떠내기가 힘들다. 원두커피의 티백을 씻어서 곰팡이를 걷어내는 데 쓰기도 했는데, 두어 번 쓰고 나자 물을 먹어서 그런지 금세 찢어져버렸다. 멸치육수를 내고 나서 쓰는 거름망으로 걷어내 보았다. 며칠 전에 참치캔의 기름을 거를 때 써서 그러지 미세하게 기름이 뜬다. 이러다 내 간장에선 참치 냄새가 날 수도 있겠구나.

조**명인의 어떤 교육에선가 들은 이야기. 나무 주걱을 막장(된장)용으로 정해놓고 그 용도로만 쓰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미 흘러들어 갔을지도 모를 참치 기름은 어쩔 수 없고, 힘들더라도 티스푼으로 떠내든지 간장 전용 거름망을 새로 사야 할 것 같다.

날이 더워지면 더 빨리 끼고 더 많이 생기겠지? 
엊그제와 오늘의 차이는 느껴지지 않지만, 색깔도 맛도 간장의 양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염도 18의 소금물이었던 것이 누르스름해졌고, 소금물보다 간장에 가까운 맛이 나며, 액체의 양은 미세하게 줄고 있다.

간장은 살아있다!



*사진 :  3~4일 전 걷어낸 간장의 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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