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4
9일 앞으로 다가온 아이의 기말고사.
한 친구가 말한다.
“‘기말고사’가 아니라 ‘기말 고시’야. ‘고시'…”
중고등학생 아이를 둔 친구들의 말은 천차만별이다.
“초딩도 아니고, 어떻게 (공부를) 봐줘?”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 내용이 어려워서, 혹은 사춘기라 접근 불가라서 봐주기 어렵다'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리 앤 포기했어. 알아서 하겠지.”
(진짜 포기라기보다는 ‘공부를 적극적으로 봐주지 않는다’는 말의 겸손한 표현인 듯하다.)
“그렇게 일일이 (공부) 봐주다가 얘 버린다.”
(공부를 봐주던 일이 힘들었던 친구들의 만류인데, 아이가 부모 의존적인 공부습관을 들일까 봐, 부모랑 같이 했다가 별 도움이 안 되었을 때의 뒷감당을 할 수 없을까 봐 염려해서 하는 말이다.)
“너는 하나(외아들)니까 그게 되는 거야.”
그렇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는데, 혼자 천천히 걷고 있다면 불안해질 것이다. 아이에게 '천천히 걸어도 괜찮아'라고 말할 자신이 나 또한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내가 뭐라 말하기 전에 이미 친구들 학구열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아이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아이에게 용기를 내어,
“○○아, 이번 '고시'는 네 마음이 다치지 않을 만큼만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