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산은 가히 신화적입니다
세계적으로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세계 1위면 자랑스러워해야 되는걸까요?^^;)
외국 관계자들에게 우리나라 출산율을 얘기하면 다들 Unbelievable 이러면서 Shocking 하다고 합니다.
위의 숫자가 무슨 의미일까?
0.78은 2022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입니다. (0.59는 서울지역의 합계출산율)
"합계출산율"은 저출산이니 출산율 얘기할때 쓰는 지표입다.
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수 있는 아이의 수를 의미하는데, 굳이 여성이라 쓸 필요없이 1 가정의 아이수 이렇게 생각해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여성을 가정으로 바꾸는데는 동거가족, 미혼모 등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있으나, 가정의 범위를 법률혼이 아니라 넓게본다면 무슨 상관이나 싶고, 저출산이라는 남녀 공동의 문제를 여성만의 문제로 볼 우려가 있다면 그냥 가정의 아이수로 이해하는게 쉽습니다_물론 혼자만의 비전문가적 견해임)
인구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이어야 합니다.
이는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됩니다. (일반적으로) 여자와 남자 2명이서 아이를 낳으니(굳이 여성만이 아이를 낳는다고 본다면 양육하니로 바꾸자) 부부가 아이 2명을 낳아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망 등을 일부 고려하면 0.1을 더하여 2.1이 되는 것이고요.
이 합계출산율이 대한민국은 인구유지 수준의 1/3가까운 0.78인겁니다. 서울은 한술 더떠 1/4에 가까운 0.59인 거고요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는 앞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은 시계열을 좀 넓혀서 보겠습니다.
먼저 아셔야 될 개념이 국제적인 기준에 따르면 '저출산 국가'는 합계출산율 2.1명 미만인 국가를 의미하고, '초저출산 국가'는 1.3명 미만인 경우(최근 3년간이라는 기간 개념도 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0.78인 한국을 위해서 초초저출산이라는 개념을 새로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진지하게 듭니다.
1970년부터 2020년까지 50년간 우리나라의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1970년만 해도 우리나라는 한해 출생아수가 100만명이 넘었고 출산율은 약 4.5가 되었습니다
1983년부터 2.1명 미만으로 저출산국가가 되었고(불과 10년 조금 넘어서 출산율이 절반으로 줄었다는게 정말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20년정도 지난 2002년부터는 출산율 1.3명 이하로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하였으며, 2018년에 0.98로 1.0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2022년에는 0.78이라는 앞으로 깨지기 힘들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출생아수로 보면 82년 85만명에서 20년 후인 2001년에 56만명이 되었고, 2006년 45만명, 2018년 33만명, 2022년 25만명으로 십의자리 숫자를 계속 바꿔가며 이제는 연간 20만명대 출생아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합계출산율이라는 지표를 너무 많이 쓰다보니 출생아수까지 생각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출생아수를 고려하면 합계출산율로 볼때보다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실물(? 이런 표현을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실물경제같은 느낌으로 생각해보면)은 출생아수이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복리(? 부정적인 표현을 쓰자면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고리대금 사채를 생각하시면 확 와닿습니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출산이라는 생명과 관련된 것을 경제적으로 비유하는데 대해 불편하실 수도 있으나,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비유"를 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릴게요 ㅠㅠ)
이제는 저출산국가에서 벗어나더라도(물론 지금 상태봐서는 완전히 불가능한 환상 내지 환각에 불과합니다만), 출생아수가 늘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출생아수 = 가임기여성수 x 합계출산율" 인데 가임기여성수가 줄어들었으니 합계출산율이 높아져도 결국 출생아수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쉽게말해 50만명선에서 출산율이 1.3인것과 25만명선에서 출산율이 2.6인것과 출생아수는 같다는 것입니다. 만일 25만명이 다시 아이를 낳을때 출산율이 0.78이라면 출생아수는 10만명도 안된다는 말이고요.. 이 10만명도 안되는 다음세대가 또다시 다음세대를 출산할때 0.78이라면 이번에는 출생아수가 4만명이 간신히 될까말까 한다는거고요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수가 현재 30만명이 넘습니다. 인구가 유지되려면 출생아수도 30만명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안되고 있다는 것이고 전체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OECD 국가간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외국자료는 최신자료 비교가 어려워서 2020년인데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약간 양호하게? 나옵니다)
OECD 평균은 1.59입니다. 선진국은 기본적으로 거의다 저출산국가입니다. 다만 그 정도의 문제죠
미국은 1.6으로 보시면 되고, 저출산고령화에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그래도 저출산에 있어서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양호합니다)라고 보는 일본은 1.33입니다. 저출산에서 반등했다고 보는 프랑스는 1.79입니다.
1.0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또한 속도(빠름)도 중요한데 검은색 다이아몬드가 1970년, 하얀색 다이아몬드가 1995년입니다. 그 떨어지는 속도가 우리나라는 롤러코스터 수준입니다. 4점대 중반에서 0점대로 떨어졌죠. 다른 나라들은 50년간 2점대 초중반에서 1점대 중반으로 1.0 전후해서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만한 나라로 중국이 있습니다. 6에 가깝다가 1.70이 되었네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사회가 변화에 적응할 시기가 그만큼 적어서 감당하지 못할 충격이 온다는 것입니다.
기간(장기간)도 중요합니다. 초저출산은 1.3 미만으로 3년이상 계속되었을때를 의미하는데 위의 표에 나옵니다만 우리나라는 3년이 아니라 20년째입니다.
"가족계획"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제가 어렸을때도 많이 봤습니다.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이러다가 '둘을 하나로' 하면서 하나만 낳아서 잘기르자는 가족계획 운동을 국가 차원에서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했던 것 같고 광고로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해서 가족계획은 성공(?)했습니다.
제가 아쉬워하는건 이것입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가족계획의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성장을 위해서 어느정도의 가족계획은 불가피했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1983년에 이미 합계출산율이 2.1 이하로 저출산국가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1996년이 되어서야 가족계획을 중단합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오히려 저출산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하고요..
물론 국가의 가족계획에만 원인과 책임을 물을수는 없습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출산율이 연동해서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OECD 국가는 대부분 저출산국가입니다)
국가의 정책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부도 너무 뼈가 아픈 것입니다.
인구는 정해진 미래입니다
예측이 가능하고 경향성이 보이는데, 왜 아무 생각없이 하던대로 인구를 줄이자는 가족계획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저출산 대책을 세워도 모자란 판에 근 15년을 계속 '둘을 하나로', '삼천리는 초만원' 이러고 있었다는게 황당할 뿐입니다.
이래서 미래예측이 중요하고 인구에 대한 지식이 정책담당자들이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다 눈에 빤히 보입니다
2017년경에 있었던 초등교사 대란도 다 예측이 가능한 일인데 몰랐거나, 알았어도 모른체했거나, 해결하지 못하니 덮어놨거나.. 이런 겁니다
또한 이런 책임의식을 정치권이나 공무원한테만 지라는 것도 아닙니다
기성세대는, 어른이라면 모두가 미래세대에게 책임을 져야 됩니다
뻔히 보이는 미래를 눈을 감고 외면하면 안될 것입니다
또한 보고싶은 것만 봐서도 안될 것입니다
아무런 보상도 없고, 또 보는사람이 많을지 아니 없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처음 이 연재(? 책으로 하면 200쪽 정도 넘는 분량이니 연재정도일지요)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교육 영역에서 보고 싶지 않은 현실도 봐야되는데 눈을감고 외면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기성세대로서 너무 안타깝고 미래세대에게 부끄러워서였습니다.
가족계획 변천사만 생각하면 지금도 열이 받네요
이만 마치고 다음번에는 2006년부터 계속된 1차부터 4차까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설명드리겠습니다(또 열받을거 같기도 한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