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현주 Dec 09. 2024

가기로 했으니, 가 본다.

2024년 12월 11일 오전 11시.

KB손해보험과의 중요한 미팅이 잡혀 있다. 최근 보낸 뉴스레터 제안서에 대한 응답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 하지만, 한편으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계약 성사 여부를 떠나, 드디어 우리의 기획에 관심을 가져주는 회사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


일이라는 게 그렇다. 서로의 니즈가 맞아야 계약이 이루어진다. 이번 미팅에서는 그들의 요구를 듣고, 우리가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 또 그것이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인지 검토해 볼 예정이다. 이런 기회를 얻기까지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묵묵히 제안서를 보내고,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끝에 비로소 열린 기회다. 업체 관계는 끊기는 것은 쉽지만, 인연을 맺는 것은 어렵다. 이 소중한 순간을 잘 살리고 싶다.


카드뉴스는 간결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다. 각 카드마다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구독자들이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메시지가 명확해야 하며, 디자인 또한 큰 역할을 한다. 색상, 폰트, 레이아웃 하나하나가 메시지 전달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독성 있는 디자인이 필수다.


나는 10년 넘게 카드뉴스를 제작해 왔다. 처음에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정해진 주제와 방향에 맞춰 콘텐츠를 납품하는 데 집중했다. 단순히 제작자로서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나만의 색깔을 담고 싶다는 갈망이 조금씩 자라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남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작업이 아니라, 우리만의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문콘텐츠라는 우리만의 브랜드다. 처음 문콘텐츠를 만들 때는 어떻게 이 콘텐츠를 세상에 알릴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뉴스레터라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뉴스레터 발행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도전이었다.


뉴스레터의 첫 번째 관문은 바로 구독자 모집이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 구독자를 늘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 명 한 명이 우리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알리고,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히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업에도 끊임없이 제안서를 보냈다. 우리 좀 봐주세요!. 이런 콘텐츠를 우리가 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콘텐츠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아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고요? 최고로 잘할 수 있어요! 당신의 회사의 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여기 있습니다! 그렇게 외쳐댔고, 지금도 외치고 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동안, 문콘텐츠는 단순한 카드뉴스 제작을 넘어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지금도 구독자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미팅은 그런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첫 번째 기회다. 콘텐츠만 제작하는 회사들과 다르게, 우리는 직접 부딪혀 보고 우리의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다. 물론 제안서는 철저히 준비했지만, 그 밖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 중이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내가 신입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이미지를 찾기 위해 충무로로 가는 일이 일상이었다. 당시에는 이미지가 책으로 인쇄되어 있어 원하는 이미지를 책에서 골라야 했다.

이미지를 스캔하거나 작은 파일로 시안을 만들고, 그 시안을 외부에서 프린트한 뒤 보드 작업을 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시안이 선택되면 비로소 본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때는 저작권 회사로 직접 가서 인쇄용 고화질 이미지를 빌려오는 일이 필수였다. 하루 종일 선릉에서 충무로까지 오가며 이미지를 구하던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은 얼마나 세상이 편리해졌는지 실감한다.


카드뉴스는 받아 보는 사람들에 겐 단순한 정보일 뿐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과정과 노력이 숨어 있다. 기획부터 시작해, 카피라이팅, 디자인, 적합한 이미지 선택과 편집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이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비로소 하나의 카드뉴스가 완성된다. 각 과정마다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 완성된다. 하나하나 소중한 결과물이다.


요즘은 카드뉴스 제작 이미지 활용 방식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발로 뛰어야 했지만, 이제는 클릭 몇 번으로 적합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AI 기술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도 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다. 디자이너는 이제 더 이상 기존의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AI와 함께 창조할 수 있다.


그 결과, 디자인 작업은 점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 적합한 이미지를 빠르게 찾아내고, 필요하다면 직접 생성해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디자인의 스피드가 점점 더 요구되는 시대에서, 이러한 기술은 디자이너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충무로에서 이미지 찾기는 이제 정말 옛날이야기다.


원고 작성 또한 새로운 기술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챗GPT와 같은 AI 도구는 콘텐츠 제작자인 내게 날개를 달아준 도구다. 과거에는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뒤지고, 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는 필요한 질문을 던지기만 하면 AI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졌다.


물론 AI 도구를 활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검수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은 때로는 잘못된 정보나 비논리적인 부분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면서 ' 바보'라고 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과물을 제작하기 전 항상 꼼꼼히 확인하고 의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구들은 내가 상상하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새로운 기술은 나의 작업 속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창작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들,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디자이너로서의 나의 도전은 이제 기술과 함께 더 크고 더 빠르게 펼쳐지고 있다. 스스로를 고달프게 하고 있다고나 할까.


최근에는 미드저니라는 또 다른 도구를 배우고 있다. 아직은 그 개념이 생소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느리더라도 끝까지 배우려고 한다. 사실 유로로 결재한 게 아까워서 사용해야 한다.  과거 충무로를 헤매던 디자이너가 이제는 AI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뉴스레터 콘텐츠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몸부림치고 있다.


클립아트 코리아라는 이미지 랜트 회사와 긴 통화를 나눴다. 여러 사정을 설명하며 열심히 설득한 끝에, 마침내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계약을 마무리한 날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풀어볼까 한다.


결론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변화의 물결 속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지금도 나는 하루하루를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때로는 버겁고 피곤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살아있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너는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을 것 같다.” 그 말이 왠지 맞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새로운 기회와 만날 것이라 믿는다. 사실, 믿지 않으면 어쩌겠는가. 가야 할 길이 정해졌다면, 그저 묵묵히 걷는 수밖에 없다.

가기로 했으니, 가 본다.


혹시, 뉴스레터에 관심 있으신가요?
구독자를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싶으신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저 역시 뉴스레터를 시작하면서 관련 서적이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말이에요.

늦었어도 읽으면서 많은 위로와 공감을 받았던  책입니다. 경험자로서 이 책을 추천드리는 이유가 있어요. 뉴스레터 발행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제작에 대해 막연한 고민이 있으신 분이나 구독자와 소통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싶은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참고로, 저는 이 책의 저자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