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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Nov 16. 2023

에라, 모르겠다. 그냥 기대버리자





기댐.

더 이상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도저히 없다는 생각이 들면, 힘을 빼고 무엇인가에 기대 보자.


의탁, 기대는 마음.

신도 좋고 , 부모도 좋고, 친구도 좋다.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건, 겸손을 배우는 아이같은 일탈이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존재다. 세상에 사람은 많지만 기댈 사람은 단 한 명이면 족하다. 기댈 대상은 살아가면서 계속 옮겨다닌다. 엄마였다가, 친구였다가, 연인이었다가, 아내였다가, 딸이었다가, 신이었다가...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기대어 죽는다. 우리는 모두 기대고 싶어서 타인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누군가의 기댐이 되는 사람도 기대는 사람이 있다. 내가 기대는 사람의 어깨에 누군가가 기대고 있다면 질투하기도 한다. 때로는 사랑이 기대기 위한 투쟁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질투는 내 사랑의 크기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다. 사랑이 노력으로 가능하다면 질투의 힘 때문이다.

기댈 대상을 옮겨가는 좁은 여백의 시간에 인간은 홀로서기를 배운다. 외로움을 딛고 일어나 홀로 서고, 고독을 궁글려 다음 사랑을 키운다. 홀로서기와 기댐, 기댐과 홀로서기를 반복하면서 누군가에게 빌려 줄 어깨가 넓어진다.


나는 독립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살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얼마전에야 깨달았다. 나의 독립성은 채워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허기 때문에 방어와 도피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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