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도르 Aug 13. 2017

나 계속 잘 살수 있을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김연수 작가는 아마 거짓말을 하지 않을것 같다

더 예민해진것은 사실이다.

세상을 더 알아간다는 것은 분명 예민해진다는 말과도 같다. 알아지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생각하게 된다.
 

늘 알던 단어인데 새삼스럽게 그 뜻을 깨우칠때가 있다. 늘 먹던 사과인데 어느 날 그 맛과 모양에 무릎팍을 치게 되는 날, "아 이래서 사과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아 내가 사과를 알았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인식'하는것과 '안다'는 것이 다름을 그렇게 알아간다. 그 이후 우리는 아직도 모르는게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그렇게 알아지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모르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잘 몰랐던 때의 나는 크게 웃을 수 있었고 희망적이었으며 유머를 겸비한 사람이라 자부했다. 개그콘서트가 재미없는 사람을 용서할 수 없었다.


개그콘서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해까지 하고나니 너그러워는 졌으나 허무해졌다. 기다렸던 소풍의 기대감 그리고 김밥을 소화시키고 난 후의 안도, 그리고 소풍이 끝이났다는 희망 부재감의 공존이랄까.


김연수작가가 책에서 인용한 김시습의 시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어두운] 얼마나 어둡다는 말일까. 내가 힘이 나지 않을때는 멀기만 한 성공스토리 보다는 현실적 찌질스토리가 더 와닿는다. '천재인 베토벤도 이런 찌질한 마음을 먹을수 있다니 사람은 다 똑같아' 라고 안도하면서 말이다.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어둡다는 옛 시인의 그 밤에 나의 밤을 겹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모두 다 같은 그러나 다른 각자의 사람이라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된다.





사진,글,캘리그라피 Adore
블로그 : https://jwhj0048.blog.m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dore_writing/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온도를 높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