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겁없이!
'싹싹하지 않다'의 반댓말 같은건 없다.
싹싹하든 싹싹하지 않든, 각자의 방법으로 삶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싹싹하진 않지만 마음이 여린 후배,
싹싹하진 않지만 친절한 친구,
싹싹하진 않지만 자기주장은 확실히 말하는 과장님
싹싹하진 않지만 미소가 예쁜 사람.
[싹싹하진 않아도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싹싹하지 않은 사람은 싫다고 말한다. 싹싹한게 뭐가 나쁘냐, 싹싹하면 서로 좋은것 아니냐고. 글쎄, 서로가 좋은건 모르겠고, 나쁘다고 한적은 없고, 싹싹하지 않은 사람이 싫은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좋고 싫고는 어디까지나 각자의 사적인 영역이니까. 나는 싹싹한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싹싹하느라 자기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짠할 뿐이다. 타인을 향한 싹싹함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면 당장이라도 싹싹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 뿐이다.
내 첫 책인 싹싹책을 읽은 누군가는 말했다. 그녀는 싹싹하지 않을진 몰라도 친절한 사람이라고. 그래, 내가 친절하긴 하지. 영화 <프란시스 하>의 싹싹하지 못하지만 친절한 프란시스처럼.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나보다 타인에게 친절하지만 뚝딱거리는 나를 인정할때의 내가 더 마음에 든다.
싹싹하진 않지만 친절하게.
친절하고 겁없이.
쓰는 아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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