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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도르 Sep 25. 2017

내 인생에 이것이 전부일까?

내 마음속 희망의 씨앗을 꺼내자


나는 퇴사를 할때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내 인생에 이것이 전부인가?” 이 질문은 정희재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것이 전부인 사람이라면 한템포 쉬고 다시 시작하면 될 단순 지침 일것이고 만약 아니라고 한다면 그 다른 무엇을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열번을 던져봐도 이것이 전부는 아닌것 같았고, 이 삶이 아닌 다른 삶에 나의 보람과 열정이 동할것만 같았다. 물론 그것이 그냥 막연한 다른것 이라면 지금 생활에 너무 지쳐서 일수도 있으니 섣불리 하던것을 그만둬서는 안되지만, 나는 자꾸 다른 무언가가 내 가슴을 뛰게 하여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내가 내 인생에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반복되고 있던 찰나였고, 자꾸만 모니터 화면에 다른 그림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나는 그 가슴뛰는것을 섣불리 시작하지 못했을까. 왜 자꾸 회사라는 곳으로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했을까.


다른 사람들은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가 멋진 한방의 칼질에 베어버리는것만 같고 그 칼부림이 어찌나 멋지던지 언제나 은둔해있는 나는 멍청이 같았다. 왜 내 삶은 이모양 이꼬라지인지, 나이 한 살을 먹을때마다 나에 대한 원망은 사채이자처럼 부풀어만 갔다. 그 누구의 칭찬도, 좋은 음악도 소용이 없었다. 나의 단점과 남의 장점만 비교하는 날들이 반복되니 나는 점점 더 못난이게 되었고, 회사에서의 아무것도 아닌 인정에 안도하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나는 자꾸 넣어두게 되었다. 내 열정을, 내 호기심을, 내 다른 행복을.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 결론내지 못하는 희망의 씨앗들을 자꾸 넣어두다 보니 나중에는 그것이 열정이었는지 그저 지금 내가 싫어서 부려본 호기심 이었는지 알 수가 없어졌다.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는 정희재 작가님의 말처럼 그 작고 작은 열정들을 자꾸 넣어둘 것이 아니라 꺼내어 보이고 단련해서 마음근육을 만들었어야 한다는걸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때 만들려고 했던 작은 엽서한장, 강사의 꿈... 그렇게 작고 작은 근육들이 단련이 되면 예고되지 않은 어느날 평소에는 들지 못하던 아령을 기꺼이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우리는 언제나 한꺼번에 10Kg의 아령을 들어올리려고 하다가 나는 할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우물쭈물하고 고민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부딪히며 반짝거리는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나만 빼고 이 세상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질어질 했다. 정신은 어질거리고 몸은 수많은 통증을 덕지덕지 달고 있는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렇게 넣어둔 내 행복의 씨앗들을 다시 꺼내 보니 이제는 말라버리거나 썩어버려 모두 사라졌다. 작은 씨앗이니 무시할만 했고 그것이 자라면 얼마나 큰 나무가 될 지 생각하지 못했던 날들, 그 모든 순간이 후회가 됐다. 회사원이지만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고 하는 작은 일들을 충분히 할 수가 있었는데 말이다.

김광석 노래 아도르 쓰다

언제까지 급속도로 방전되는 마음의 배터리 때문에 우울해 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낡아빠진 배터리가 된 나, 그리고 당신. 우리 보조배터리를 장만하자. 어떤 삶에도, 어떤 순간에도 대안은 있다. 새 것 같이는 될 수 없지만, 우리는 그 오랜시간을 겪어온 데이터가 있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는 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1등이 아니라 나의 행복이라는것, 그 행복은 무조건 내가 기준이라는 것. 그리고 내자신과 내 자신의 희망들을 너무도 소중히 여기지 않은채 시간이 흘러 왔다는것.


사라져버리고 말 희망이라 할지라도 자꾸 자꾸 꺼내보아야 한다. 
희망을, 그 작은 씨앗들을 하나도 잃어버리지 말고 말이다.
더이상 말라버리게 놔두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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