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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도르 Apr 06. 2018

낭만을 포기하지 말아요

진짜 나의 삶은 그곳에 있을지도

2008년 6월, 이십대 후반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나는 나의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과연 내가 디자이너로서 이 길이 나에게 맞는길인지, 실력이 있는건지 등의 걱정으로 한참 잠 못 이룰 즈음이었다. 


당시 감명 깊게 읽은 책인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라는 에세이를 쓴 임헌우 교수님께 무작정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어느 어린 디자이너의 잠 못 이루는 고민에 임헌우 교수님은 며칠이나 고민 끝에 장문의 답메일을 보내주셨다. 그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먼저, 디자이너로서의 태도와 치열함이 있었는가를 먼저 고민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분명한 것은 배울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스승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힘내시구요.
행복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하길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임헌우dream 

나는 아직도 그 메일을 보관하고 있고, 읽을 때마다 울컥 한다. '나도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지'하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대학의 교수님이자 작가님께서 듣도 보도 못한 독자의 어린 고민에 프린트까지 해서 읽고 깊은 생각과 고민 끝에 답변까지 해주신 이유는 아마도 어떤 간절함이 담긴, 낭만을 잃어버리지 않은 진지한 태도 때문이지 않을까?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보고 울컥하는 횟수가 줄어든 것만 같다. 분명 나를 가슴뛰게 했던 것들이 참 많았는데 말이다. 이렇게 낭만을 점점 더 포기해 가는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른이 되기를 조금이라도 늦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게 물어야 한다. 나의 삶은 어디에서 가슴이 뛰고, 무엇을 위해, 왜 사는지를 말이다. 


그렇게 끊임없이 틀린 답을 내놓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낭만을 발견한다면 그곳에 나의 진짜 삶이 있을지도.





아도르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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