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강아지 지능을 키우는 장난감에 대하여

by 보슬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IQ, EQ, JQ!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80년대생이라면 IQ 검사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는 IQ가 몇이네 80보다 떨어지면 어떤 동물 정도네 하며 놀리기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나 IQ 148이 넘는, '멘사'라는 종족들을 찬양하며 천재로 추앙(!)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사실 내 주변에는 멘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야 멘사 한 분을 뵈었는데, 회사 팀장님이셨다. 천재라고 할 만큼 일머리나 상황 대처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뛰어났지만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은 나오지 못하셨다. 천재성이 일반적인 학교 성적과의 상관관계는 없었다보다. 사실 영어실력과 TOEIC실력도 반드시 비례한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영어를 잘 못하지만 토익 강좌를 한 달 들었더니 900이 넘었다. 찍기 신이 내리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이런 시험들에는 형식을 외우면 맞출 수 있는 문제들도 있기 때문에 '영어 공부'가 아닌 '시험 형식'을 외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IQ가 퇴색(?)할 때쯤 EQ가 더 중요하다는 새로운 논리가 나왔다. EQ는 emotional quotient의 약자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제어하고 어떠한 일에 실패했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다잡으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 등이 해당된다.(네이버 시사상식 참고) 이 설명 한 줄을 읽으면 사실 요즘 사는 데 있어 중요한 건 IQ가 아닌 EQ인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던 학교에서의 교우관계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감정 컨트롤이라던지 좌절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뚝심이라던지 이러한 것들이 높은 지능보다 더 필요하지 않던가. 사람들과 감정 교류를 못하는 사람들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아 한다. 내가 아프다 했을 때 무표정인 사람을 만난다 생각하면 얼마나 무서운가.

그리고 IQ와 EQ 열풍이 불었을 적 슬그머니 나온 JQ도 있다. 바로 잔(J)머리 지수이다. 잔머리 잘 굴리는 녀석들에게 너는 JQ가 높구나 하는 살짝 조롱을 곁들인(?) 위트 었다. 그래도 꽤 귀여운 이름이다. 그리고 진짜 JQ 검사가 있다면 IQ, EQ, JQ 점수별 소득 수준을 내봐도 JQ가 뒤질 것 같진 않다. 잔머리라는 건 어떻게 보면 '융통성' , '효율성', '일머리', '센스' 정도로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한테만 유리하게 만들려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잔머리가 아닌 전제하에 말이다.



강아지 지능을 키우는 장난감?


IQ, EQ, JQ를 갑자기 왜 말했는가 하면 바로 강아지 지능을 키우는 장난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강아지 지능을 키우는 장난감이라고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있다. 흡사 퍼즐처럼 생긴 플라스틱 장난감에 여러 구멍들이 뚫어져 있고 그 안에 작은 간식을 넣고 뚜껑을 닫아 놓는다. 그럼 강아지가 와서 그 뚜껑을 옆으로 밀면 간식을 득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 습득이 되면 똑똑한 강아지들은 그다음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간식을 획득하고, 그런 식으로 강아지 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장난감은 부저(알람)처럼 생긴 모양으로 누르면 단어가 나온다. 단어들은 대체로 이런 단어들인데 '아빠', '엄마', '간식', '산책, '먹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놀고 싶어요' 등과 같은 간단한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그 버튼에서 나오는 나오는 말에 따른 행동 및 보상을 입력해주는 건데, 예를 들면 아빠를 누르면 아빠가 나타난다. 간식을 누르면 간식이 나타난다. 그런 식으로 반복적으로 학습을 하다 보면 강아지들은 소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빠", "간식", "먹고 싶어요"

사실 이러한 장난감들이 냄새 맡는 것을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강아지들의 노즈 워크 차원의 장난감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단순 지능 개발 장난감이라고 홍보한 곳들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강아지가 지능이 높으면 더 행복한 걸까? 강아지가 간식, 놀이, 산책에 대한 의사표현을 하면 더 좋을까? 사실 강아지는 언제나 간식, 놀이, 산책을 좋아한다. 간식을 먹기 전이나 먹고 난 후나 언제나 간식을 먹고 싶어 한다. 오히려 강아지가 말을 할 수 있게 교육한다면 늘 강아지가 좋아하는 간식, 놀이, 산책이 아닌 '나', '다리', '아프다' 혹은 '나', '슬프다'와 같은 말이 더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 보면 IQ보다 EQ가 더 중요하다는 말에 나 스스로는 동의하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능이 아닌 교감이 포커스


이러한 지능을 높여주는 장난감이라는 건 결국 지능보단 교감이 포커스가 되어야 한다. 재밌는 간식 찾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을 준 견주와 강아지의 교감, 간식을 잘 찾았을 때 격한 칭찬으로 강아지에게 기쁨을 주는 것, 단어 찾기를 클리어해서 행복한 견주 그리고 그걸 바라보며 행복한 강아지. 결국 이러한 것들이 지능 장난감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단순 강아지의 IQ만 높여서 "우리 애는 이 개인기도 하고요, 저 개인기도 할 수 있죠. 이런 간식 찾기 장난감은 5초 만에 다할 수 있어요"와 같은 말을 하고자 함은 강아지의 지능과 행복보다 견주의 뿌듯함이 주 목적인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본인이 못다 한 공부를 자식에게 투영해서 서울대 가라 의대 가라 하고 들들 볶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면 우리 애는 서울대예요 하고 씨익 웃는 엄마의 모습인 것이다.

앞으로 '지능 개발 장난감'은 '행복 개발 장난감'으로 말해주면 어떨까. 간식을 찾았을 때 행복을 극대화시켜주는 장난감, 단어를 찾았을 때 행복한 견주를 보며 강아지에게 행복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장난감. 나는 나의 강아지가 '지능 높은 강아지'보다는 '행복한 강아지'로 불렸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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