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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Aug 01. 2021

#50. 7월 마지막 주 일주일 일기

병원 가고 회사 가는 일상

7월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평일의 수고가 끝난 시점이니 일주일 일기를 써보면 좋을 것 같아 아이패드를 꺼냈다. 요일별로 했던 일이나 그때의 잡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월요일

재택근무를 했던 날이다. 월요일은 재택을 하든 회사를 나가든 바쁘다. 오전 내에 주간 보고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주차 별 매출과 프로모션 데이터와 일정을 정리하는데 매번 꼼꼼하게 챙긴다고 애쓰는 데도 꼭 놓치는 게 하나씩 있어서 당황. 그리고 OKR이라는 성과지표 관리라고 해야 하나 고거 정리하는 게 있는데 이것도 ‘일 of 일’이다. 가슴을 뛰는 목표를 설정해서 추진하라고 했는데, 다른 의미로 나는 가슴이 뛰는 것 같음. 그리고 이날은 많이 아팠다. 이날만 아팠던 건 아니고 토요일 저녁부터 아팠는데, 목에 담이 걸려서였다. 그래서 점심때 병원에 다녀왔었지. 그러고 보니 요즘 병원 진짜 많이 다니네.


화요일

이날은 사무실 출근을 했었고,  병원에 가기 위해 출근을 서둘렀다. 우리 회사는 출근 시간이 자유로운 좋은 회사라 일찍 출근하면 그 시간에 맞추어 8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면 되거든. 10시 출근할 때는 전철 안이 여유로웠는데, 일찍 출근하니까 전철에 사람 진짜 많더라. 코나 시절에 출퇴근하던 악몽이 떠올랐다. 그때는 출퇴근할 때 진짜 예민하고 짜증 나고 화가 가득 차 있었는데.. 다시 그 기운이 몰려왔다고나 할까. 퇴근 후 진료받고 집에 갔더니 재택근무를 했던 남편이 식사를 차려줬다. 슈림프 오일 파스타였는데, 너무 맛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남편이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 한 때 내가 꿈꿨던 결혼 생활이었는데 꿈을 이뤘군 - 이런 생각을 했었지.


수요일

이날도 사무실 출근. 전날 옆팀 동료랑 7시 출근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압박이 심했나. 꿈에서 그 동료가 나왔다. 그래서인지(?)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고 눈을 뜨니 6시였다.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동료에게 ‘난 실패야,,’라고 카톡을 보냈는데 조금 후회했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에 ‘실패’라는 부정적인 워딩을 쓴 것에 대해서. 오후가 될수록 목이 너무 아파서 막판에는 울면서 일했지만 이날도 남편이 저녁을 차려줘서 퇴근 후에는 기분이 좋았다.


목요일

역시나 사무실 출근. 그리고 역시나 병원 갈 생각에 일찍 출근한 날.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는 날


금요일

마지막 출근도 역시 사무실 출근이었고, 이날은 야근 감안해서 일찍 출근했다. 그리고 한 며칠 연속으로 새벽에 잘 일어나서 기분이 좀 좋았다. 야근하고 집에 오니 역시나 남편이 밥을 차려줘서 결혼 생활이 참 좋구먼, 하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차려준 식사를 하며 나는 맥주 한 잔 하고, 남편은 옆에서 게임을 하며 따로 또 같이 불금을 보냈다.


토요일

어김없이 아침에 혼자 커피숍에 왔다. 차를 끌고 좋아하는 커피숍에 와서 글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 내가 참 좋아하는 시간인데 남편은 ‘정선이 허세 떨러 나가는 시간’이라고 했다. 사실 맞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굳이 나와서 기분을 내고 허세를 떤다. 아무래도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 클라이밍을 다시 등록한 날. 이젠 화, 목마다 병원 다니고 운동도 해야지. 고작 일주일 내용을 정리했는데,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다이어를 펴고 핸드폰 앨범을 뒤져 기억을 더듬었다. 어쩌면.. 기억에 남을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기억력이 안 좋다고 생각할래. 후, 다음 한 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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